TV홈쇼핑이 수입명품 등 고가상품의 '판로'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장광고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제품 신뢰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다 최근 소비회복으로 고급상품이 잘 팔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의류 화장품 생활용품등 주력 제품의 경우 업계 관행인 10만원대 미만 제품 판매 관행을 깨고 20만∼30만원대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세계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수데빗(Sue Devitt)'이 개발한 색조화장품을 출시,대박을 터뜨렸다. 지난 23일 밤 11시50분부터 2시간동안 방영한 '수데빗 특집전'에서 일반 화장품보다 4배나 많은 14억6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데빗은 할리우드 스타의 메이크업아티스트로 그가 개발한 파운데이션 파우더 실키콤팩트 세트는 12만5천원.현대는 올들어 고급 수입화장품 '잉그리드 미에(29만8천원)'의 판매호조에 고무돼 '로열 알버트 디너 세트(45만원)''잉카 바로크 소파(1백58만원)'등 초고가상품을 잇따라 집중편성하고 있다. 해외 명품이 관례를 깨고 홈쇼핑을 통해 국내에 첫 진출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LG홈쇼핑은 3월1일부터 50년 전통의 이탈리아 남성복브랜드 '크리지아 워머(Krizia Uomo)'를 판매한다. 국내시장에선 다소 생소한 크리지아는 구찌 아르마니 등과 함께 매년 밀라노컬렉션에 출품되는 명품브랜드.LG 관계자는 "온라인독점 판매권을 획득했다"며 양피재킷은 24만8천원이고 나머지 재킷 바지 셔츠 등은 10만원대라고 소개했다. LG홈쇼핑은 이에 앞서 프랑스의 란제리 전문디자이너 '나탈리(Nathalie)를 영입,PB(자체 브랜드)상품 '르메이유 나탈리 드 파리'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브라(4종),팬티(4종),스타일업 햄 팬티(4종) 등 12종을 15만9천9백원에 판매했는데 19일 첫방송에서 2억여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LG홈쇼핑은 이와함께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디자이너브랜드 '론'의 프리미엄급 신제품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170수 1백% 울'을 소재로 한 '론 슈퍼 170수 이탈리아 수트'로 가격은 31만8천원대이다. 우리홈쇼핑도 오는 3월부터 의류의 봄 신상품 중 10∼20%를 고급브랜드 등 초고가상품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LG홈쇼핑의 전종배 패션팀장은 "홈쇼핑채널이 고급명품의 판매채널로 점차 각광받고 있다"며 "무료배송을 감안해 패션의 경우 무조건 7만원대이내에서 정해져야 한다는 공식이 이젠 의미가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