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경영(management)'과 전혀 관련 없는 독자가 있을까?


로빈슨 크루소가 아닌 이상 어떤 형태로든 누구나 조직에 속해 있을 것이고 조직에 몸담고 있다면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영향받게 된다.


하지만 경영만큼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면서도 그 가치를 낮게 평가받아온 단어도 없을 것이다.


기업은 물론 정부 학교 공공단체 자영업체 교회,심지어 미장원이나 체인점 사장 등 수많은 조직들은 항상 경영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영을 다루는 지식들이 너무 어렵게 가공되어 실제 경영에 목말라하는 많은 기관이나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영의 교양을 읽는다'(박기찬·이윤철·이동현 지음,더난출판)는 특정 계층을 위한 전문 지식이 아니라 대중들을 위한 교양으로서의 경영 지식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들이 교양으로서의 경영 지식을 정리하는 데 있어 경영의 고전들을 선택한 것도 매우 흥미로운 접근이라 할 수 있다.


흔히 경영 지식이라고 하면 '최신''첨단' 등의 용어들이 어울릴 것 같지만 역으로 저자들은 '경영학의 고전적 저술'들을 선택했다.


사실 나도 오랫동안 경영학을 연구하면서 스킬이나 테크닉 차원에서는 최신의 방법론들이 유의미한 경우가 많지만,철학이나 원리의 문제는 역시 고전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느껴왔던 터다.


책에 소개된 30권의 주옥 같은 명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 책이 경영학 1백년사를 잘 정리했다는 느낌이 든다.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테일러로부터 최초로 경영자의 역할을 정리한 버나드,관료제 조직을 연구한 웨버,경영학을 정립한 드러커,마케팅의 대부 코틀러,전략의 대가 포터,리엔지니어링을 창시한 해머까지 소위 경영의 구루(guru)라고 불리는 이들의 명저를 충실히 소개하고 있다.


특히 원저자들이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핵심 주제들을 포인트별로 정리하는 데 책의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원전에서 주장했던 내용들이 현대 경영에서는 어떤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또 활용될 수 있는가 하는 시사점들을 별도로 제시했다.


독자들은 이 책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시대별로 정리된 책의 목차를 따라 순서대로 읽는다면 경영의 역사를 조망하는 것이 가능할 테고 관심 있는 특정 주제들을 선별해서 읽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고 했던가?


경영의 고전을 통하여 경영의 미래를 밝혀보려는 이 책의 의도를 충실히 따라간다면 어느덧 독자들도 교양 경영의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경영이라는 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문자 그대로 21세기 지식경영의 시대에 자신의 교양 수준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일독할 것을 권하는 바다.


7백36쪽,3만5천원.


이재규 대구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