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시장 혼란 안이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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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 재정경제위에서는 최근 보유외환의 투자대상 다변화를 시사해 세계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을 야기한 한국은행의 신중치 못한 처신이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등 야당 의원들은 물론 여당 의원까지 한국은행의 안이한 자세를 질타했다.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은 "외환보유액의 투자 다변화는 오래 전부터 논의돼 온 것으로 언론이 과민 반응하며 증폭시켰다고 하는데 한은의 표현이 신중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시장에 대응하는 입장이 마치 아마추어 초단이 프로 9단을 상대하는 것처럼 읽히는 등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은 "3년 전부터 달러화 약세기조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러화 표시 비중이 비슷하다는 것은 한은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공격했다.
최 의원은 "국회 재경위원에게도 보고가 안된 자료가 어떻게 며칠 전 언론에 나갈 수 있느냐.말이 안된다"면서 "경위를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최 의원은 "금리가 오르는 것은 경기회복 때문이 아니라 재경부에서 국고채 등을 대거 매입해 갔기 때문"이라며 "한은총재는 이 문제에 대해 재경부에 따져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나라당 김정부 의원은 "재래시장 10곳 중 문을 연 곳이 절반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소비가 안되고 서민경제가 어렵다"면서 "하반기 경제 성장세가 5%대를 보일 것이라고 했는데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저금리로 부동산투기가 우려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으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만만히 볼 문제가 아니다.
저금리정책을 언제까지 쓸 것이냐"고 물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환율방어를 위한 외환보유액 증가가 오히려 환율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실패한 외환정책이 눈덩이 손실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승 한은총재는 "여기서 민감한 문제에 대해 얘기하면 다시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며 "답변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박 총재는 자료유출에 대해서도 "국회 행정실이 자료를 배포한 뒤 재경부 출입기자가 기사를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창·홍영식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