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프로그램에 자신의 범행을 고백한은행강도 혐의자가 연방 수사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23일자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자신을 'D' 라고 밝힌 남성이 시카고 지역 WKSC-FM의 인기 프로그램인 고백쇼에 전화를 걸어와 자신이 5개월전 발생한 사우스 시카고 하이츠 TCF 은행 강도의 범인이라고 고백(?)했다. 당시 범행에 관해 상세히 묘사한 'D'는 은행 직원을 묶은 다음 표시가 되어 있는 지폐를 제외한 8만1천달러를 훔쳤다고 밝혔으며 그 돈을 가지고 시카고 도심으로가 루이 뷔통 지갑을 현금으로 샀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D' 는 사전에 은행을 관찰한 뒤 자신의 집을 은행처럼 꾸며놓고 수주간에 걸쳐연습했다며 훔친 돈으로 자신뿐 아니라 일행 모두가 스쿠터등 많은것을 샀다고 덧붙였다. 평소에는 바람을 피거나 사무실 물건을 사적으로 사용하는것등을 고백하는 청취자들의 전화 내용이 방송되는 WKSC-FM 에서 이같은 은행강도 고백이 전파를 탄 이후출근길에 이 방송을 청취한 TCF 은행 직원은 즉시 수사 당국에 신고했고 FBI는 라디오 방송국으로부터 'D' 의 휴대폰 전화번호를 접수했다. FBI는 전화번호와 함께 문제의 고백 내용 방송 녹음분을 건네 받고 수사에 착수,일리노이주 달튼에 사는 랜디 워싱턴(24)과 일리노이주 틴리 파크에서 텍사스 주 댈러스로 이사한 윌리엄 슬레이트(19)를 은행 강도 혐의로 기소했고 나머지 4명의 행방을 추적중이다. FBI와 담당 검사측은 사건 당시 은행 직원들이 범인들에 의해 묶이면서 그들의정확한 인상착의를 기억하지 못하는등 수사의 실마리가 거의 없어 사건이 5개월 동안 미제 상태로 이어지고 있었다면서 랜디 워싱턴의 라디오 고백은 수사팀에게 정말필요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테라 브라운 검사는 "그가 제공한 세부사항들은 이 수사를 진전시키는데 놀랄만큼 도움이 되었다" 라고 밝혔다. 그저 상품을 타기 위해 라디오 프로그램에 전화했던것 뿐이라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워싱턴은 이번주 연방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며 슬레이트는 댈러스로부터 시카고로 이송될 예정이다. FBI 대변인 신시아 예이츠는 유죄가 입증될 경우 이들에게는 최고 2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