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0년대 증시를 달궜던 옛 자산주들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만호제강 성창기업 선창산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92년 증시개방 이후 자산주 열풍을 일으키며 주가가 급등했다가 외환위기 이후 증시에서 거의 잊혀졌던 종목들로 최근 우량 자산주에 대한 재평가 바람을 타고 화려한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 성창기업은 17일 거래소시장에서 장중 2만6천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날 주가는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흘러나와 전일보다 1% 정도 하락한 2만4천5백원으로 마감됐으나 이전 저점인 지난해 6월의 6천원에 비해서는 3백% 이상 상승했다. 부산과 울산에 30만평이 넘는 땅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93년부터 본격화됐던 자산주 열풍의 주역 중 하나였다. 92년 말 1만4천원이었던 주가가 96년5월 9만9천9백원으로 6백% 이상 급등했던 화려한 기록을 갖고 있다. 최근 주가 급등에 대해 회사측 관계자는 "주가가 오르는 것은 좋지만 영업면에서는 크게 호전된 것이 없다"며 시장의 호평이 다소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과거 '귀족 자산주'로 불렸던 만호제강도 최근 재평가가 활발하다. 지난해 8월 1만8천7백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이날 현재 두배를 넘는 3만9천3백원까지 올랐다. 90년대 우량 자산주 대열에 올랐던 선창산업도 최근 다시 주목을 받아 지난해 1만원선이었던 주가가 이날 현재 1만7천6백원으로 급등했다. 그러나 옛 자산주들은 대부분 2000년 이후 증권사의 분석보고가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아직은 빛을 보지 못하는 분위기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옛 자산주들은 대부분 업황 자체가 성숙기 내지는 쇠퇴기에 들어 영업이 신통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같은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라도 영업실적을 함께 체크하는 게 안전하다"고 지적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