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3G) 이동통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유럽에서 올해부터 WCDMA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초에는 WCDMA보다 전송속도가 5배나 빠른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가 상용화될 전망이다. 지난 14일 프랑스 칸에서 개막된 3G 이동통신 전시회 "'3GSM 세계회의(World Congress)"에 참가한 미국 퀄컴과 독일 지멘스는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평균 1.8Mbps 속도로 전송하는 HSDPA를 최초로 시연하는데 성공했다. 지멘스 관계자는 "올해 테스트를 끝내고 내년 상반기 중 상용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LG전자도 금년 말께 퀄컴의 MSM6275 칩셋을 채택한 HSDPA 휴대폰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3G 이동통신 속도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퀄컴은 휴대폰을 통해 데이터를 7Mbps로 보낼 수 있는 MSM6280 칩셋도 개발하고 있어 HSDPA의 전송속도는 더욱 빨라지게 된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주요 휴대폰 메이커들은 기존 제품에 비해 훨씬 가볍고 성능이 뛰어난 3G 휴대폰을 선보여 치열한 선점경쟁을 예고했다. 이 제품들은 대부분 금년 상반기 중 유럽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WCDMA폰 3개 모델을 공개했다. 크기가 작은 'Z500',음질이 뛰어난 'Z300',가로화면을 채택한 'Z130'이 바로 그것.삼성전자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전략에 따라 유럽 3G 시장에서 3백유로(40만원대) 이상의 고급 휴대폰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1백만화소 카메라와 30만화소 카메라가 장착된 WCDMA폰 2개 모델(U8210,U8180)을 선보였다. 노키아는 3G스마트폰(모델명 노키아 6680) 1개 모델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노키아 휴대폰으로는 처음으로 화상통화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모토로라는 3백만화소 카메라가 장착된 'E1120',VOD(주문형비디오) 기능을 갖춘 'E1060',PDA폰으로 VPN(가상사설망)을 지원하는 'A-1010' 등 3개 모델을 내놨다. 이밖에 NEC는 화상통화를 지원하는 '338',샤프는 2백만화소 카메라가 장착된 'TM-200',파나소닉은 1백30만화소 카메라와 외장메모리를 장착할 수 있는 'VS9' 등을 공개했다. 세계 WCDMA폰 시장은 지난해 1천8백만대에서 올해는 3배에 가까운 5천만대로 커지고 이 가운데 일본과 유럽 시장이 90%를 차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시장이 커짐에 따라 상반기 중 10여개 모델을 출시하는 등 연간 30여종의 WCDMA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김운섭 삼성전자 부사장은 "보다폰 오렌지 T-모바일 등 유럽 7개 이동통신 업체와 3G폰 공급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3G시장에서 2G시장의 점유율인 13%를 돌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칸(프랑스)=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