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999년 9월부터 2000년 5월까지 1년동안 KAIST를 다닌 정진혁씨가 지난해 12월 30일 미국 뉴욕의 RPI공과대학에서 우리나라 최연소 기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1981년 1월생인 정씨의 박사학위 취득 연령은 23년 11개월.종전 최연소 박사 기록은 윤송이 SK텔레콤 상무(29·여)가 갖고 있는 24년2개월로,이보다 3개월 빠르다.


윤 상무는 지난 93년 서울과학고를 2년 만에 마치고 96년 KAIST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에서 3년6개월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윤 상무의 기록을 깬 정씨는 대전 대덕초등학교와 대덕중학교 1학년 과정을 마친 뒤 95년 연구 연가(1년)를 낸 아버지 정명균(60.KAIST 기계공학과) 교수를 따라 미국 캘리포니아에 가 중.고교를 졸업한 뒤 다시 한국에 돌아와 KAIST에 입학했다.


고교 재학 당시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정씨는 AP(Advanced Placement)코스를 통해 물리.화학.수학.영어.생물.통계.미국 역사 등 7 8과목의 대학과정을 고교에서 미리 이수했으며 2학년때 RPI공과대학에서 장학금 입학 제의를 받았으나 아버지인 정교수의 권유로 KAIST에서 1년간 공부했다.


정씨는 2000년 8월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RPI대학의 학사과정(전공 생물물리학및 생화학)에 다니던 중 2002년 8월 곧바로 박사과정(전공 화학)에 들어가 2년 5개월만에 학위를 취득했다.


정씨는 이 대학 박사과정에 다닐때 전액 장학금에 생활비까지 연간 5만달러를 받았다.


정씨는 "학부 2년을 마친 여름학기에 대학원 실험에 참여, 루게릭병(ALS)의 유일한 발병인자로 알려진 SOD(Superoxide Dismutase) 단백질 응집현상에 관해 독자적인 연구실적을 낸 것이 실험실 담당 교수에게 인정받아 학교측의 특별한 배려로 박사학위 과정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우리와 달리 석사를 거치지 않아도 박사과정에 곧바로 들어갈 수 있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SOD 단백질 응집현상에 관한 연구를 더욱 발전시킨 것으로, 논문 내용 가운데 `루게릭병 치료법에 관한 방법론과 이론'(Compositions and Methods For Treating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은 미국 등에 국제특허가 출원된 상태다.


특허 내용은 SOD의 비정상적인 응집으로 발생하는 루게릭병 등의 치료 방법론과 이론을 제시한 것으로 이 병의 치료를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루게릭병은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박사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운동신경의 괴사와 근육의 퇴화를 일으키는 무서운 병이다.


박사학위 취득 뒤 현재 RPI대학에서 포스닥과정을 밟고 있는 정씨는 정 교수와 대덕밸리 내 바이오기업 ㈜본원라이프텍 대표인 어머니 홍순해(56.보건학 박사)씨의 3남 2녀 중 장남.


정씨의 큰 누나(29)는 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을 수석 졸업한 뒤 현재 공인회계사로, 작은 누나(26)는 미국 스미스칼리지를 졸업한 뒤 현재 JP모건 서울지사에서 투자분석가로 각각 일하고 있다.


2명의 남동생도 미국의 대학에 다니고 있다.


정씨는 15일 연합뉴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포스닥과정을 마치면 한국에 돌아가 내가 해온 연구분야의 신약개발을 위해 창업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