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달래기용 자사주 매입 부쩍 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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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상장 기업들이 외국인 등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눈치보기'성 자사주 매입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1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포스코 현대자동차 삼성물산 등 6개 거래소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매입 목적은 4개사가 '주주가치 제고',나머지 2개사는 '주가 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자사주 매입이 주로 주가 안정을 겨냥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던 10개사 중 7개사가 '주가 안정' 목적이었고 나머지는 스톡옵션 등 직원들 지급용으로 '주주가치 제고'는 한 건도 없었다.
포스코는 배당에 대한 외국인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냈고 배당금도 늘렸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익에 비해 배당금이 적다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포스코는 지난달 해외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이같은 외국인들의 의견을 들은 뒤 지난 3일 3천3백억원을 들여 자사주 1백74만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이진우 한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가 배당금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달한 점을 고려해 자사주 매입을 지난해보다 앞당기고 규모도 늘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작년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시장 일각의 불만을 의식,최근 6천5백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놓았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순이익이 5.9% 감소하는 등 실적이 부진했던 것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4일 보통주 2%(3백10만주)를 자사주로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박종현 LG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외국인 등의 배당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경영진 입장에서도 주가 수준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자사주 매입이 늘고 있다"면서 "이같은 추세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