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춤이 아닌 농구를 봐주세요." 프로농구 창원 LG의 빅맨 박광재(24)가 춤이 아닌 농구로 처음 고개를 내밀었다. 박광재는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박광재는생애 처음으로 선발 출장한 데다 더블더블(14점.12리바운드)까지 신고하며 팀의 72-68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 2년차 센터 박광재는 그간 농구보다는 빼어난 춤 실력 때문에 농구팬의 사랑을 받던 선수. 농구팬들은 지난 시즌 올스타전 하프타임에 선보인 박광재의 `엉덩이 힙합'을잊지 못한다. 박광재는 주로 2쿼터 외국인 선수의 백업요원으로 뛰어왔으며 올 시즌 모두 38경기에 나왔지만 경기당 평균 2.58득점, 1.55리바운드에 그쳤다. 40분 평균으로 따지면 경기당 11.8득점, 7.1리바운드이지만 기회가 없어 속을태우던 박광재는 데스몬드 페니가가 부상으로 눌러앉은 탓에 풀타임 출장의 기회를잡았다. 모비스의 다이안 셀비와 맞붙어 18점, 12리바운드를 내주기는 했지만 특유의 근성과 힘을 앞세워 공격 리바운드를 5개나 잡아채며 LG 7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센터로서 보기드물게 외곽슛 능력도 갖춘 박광재는 이날도 3점포 1방을 림에 꽂아 장기를 톡톡히 과시했다. 박광재는 "대학 때는 30-40분씩 뛰곤 했는데 프로에 와서 별로 못 뛰었다"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전망은 어두워졌지만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팬들을 즐겁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팀이 성적이 좋고 나도 성적이 좋았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춤솜씨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올해는 그게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다"며 "페니가의 부상이 그리심각해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앞으로 많이 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프로 입문 후 최고의 경기를 치른 박광재가 흥에겨워 저절로 춤을 출 수 있는날이 올지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