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고지 앞둔 한국증시 美다우 1000 뚫던 때와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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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종합주가지수가 933으로 지난해 전고점(936)에 바짝 육박하면서 투자자들이 '햄릿'식 고민에 빠져들고있다.
지수가 1000선 돌파에 실패할 때마다 급락세로 반전돼 낭패를 봤던 과거의 쓰라린 경험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한차례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마음에 걸리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는 몇년전과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고 지적한다.
1,000돌파 가능성에 그만큼 무게를 두고 있다.
그 근거는 과거 미국의 주가상승기와 너무도 흡사하다는 것이다.
미국 다우지수가 16년간의 박스권을 깨고 1,000선위로 넘어선 지난 80년대초나,지수 3000선에서 1만선으로 치솟았던 지난 95년에 나타난 현상들이 한국시장에 그대로 재현되고있다는 주장이다.
자산운용이 적극적인 40대 인구비중 확대에 따른 40대 증시기수론,두자리수로 높아진 ROE(자기자본이익률)혁명,기업이익과 함께 급증하는 고배당 등이 대표적인 요인들로 꼽힌다.
◆40대 증시 기수론
40대 이상의 인구비중과 주가는 '정비례'해왔다는 주장이 그 하나다.
미국에서 다우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했던 80년대 초반은 베이비붐 세대가 40세에 접어든 시기다.
일본도 지난 1970년부터 90년까지 40대가 불어났던 시기에 닛케이지수가 1만선미만에서 3만8,915포인트까지 뛰었다.
이후 40세이상 인구가 줄어들면서 닛케이지수는 4분의1 토막이 났다.
이같은 40대 기수론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저축과 자산불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세대가 40대이기 때문이다.
투자에 대한 욕구를 실행에 옮기는 시기로,노후를 대비해 뮤추얼펀드등 간접상품을 선호한다.
우리나라도 40세 이상의 인구가 증가추세에 들어선 지난 80년대말 종합주가지수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40대이상의 인구가 증가추세에 있는 오는 2018년까지는 주가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40대 기수론자들의 주장이다.
◆급속히 호전되는 기업가치
ROE의 급등과 고배당,저금리 추세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다우지수는 지난 95년 미국기업의 평균 ROE가 15%선을 넘어서자 5년만에 세배로 뛰었다.
한국기업들의 ROE는 작년말 16.2%에 달했다.
지난 2000년 9.4%에서 급속하게 호전된 것이다.
ROE 15% 돌파는 한국증시가 새로운 단계로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금리와 PER(주가수익비율)도 마찬가지다.
배당금이 기업이익을 초과하기 시작한 1980년대초 미국 10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4%를 오가며 고점을 찍은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4.1%까지 떨어졌다.
반면 PER는 당시 5배를 약간 웃돌다가 현재 30배에 육박하고있다.
주가가 완전히 재평가됐다는 얘기다.
국내 증시도 금리가 하향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PER도 7.5배수준으로 역시 하락하고 있다.
기업이익이 증가하는데 반해 PER가 떨어지는 것은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 금리가 하향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해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려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한국기업들의 기업이익과 ROE등이 과거 미국증시가 상승할 때의 모습과 똑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한국시장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분석했다.
배당도 마찬가지다.
1940년대부터 약 60년간 미국기업의 이익은 40.4배 불어났다.
반면 배당은 70.6배 증가했다.
분기점이 된 것은 80년대 초다.
한국증시도 1998년 이후 기업이익과 배당(자사주매입 포함)이 동시에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배당은 기업이익이 줄더라도 증가세가 계속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조주현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