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제주에서 시범 운행되고 있는 전기자동차가 급경사 도로에서는 사실상 운행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학교 환경기술센터는 지난 1년간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전기자동차 산타페3대를 대상으로 주행평가를 한 결과, 한라산 횡단도로인 5.16도로와 1100도로 등 급경사 도로에서는 차량이 멈추거나 급격하게 전력이 소모돼 사실상 운행이 불가능했다고 4일 밝혔다. 다만 급경사가 아닌 일반도로에서는 1회 충전으로 130㎞ 이상 주행할 수 있고운전기능은 일반 자동차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간 연료비도 가정용 전기를 사용하면 디젤자동차의 연료비에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경제성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기술센터는 이에 따라 일반도로에서는 전기자동차, 산악형도로에서는 내연엔진과 배터리 전원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를 도입한 2원화된 저공해차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환경기술센터는 또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저공해차의 보급을 위해서는 ▲ 지자체의 적극적인 자세와 제주지역 대기환경에 관한 특별법 제정,▲ 공공기관의 일정비율이상 구매,▲ 민간 확산을 위한 과감하고 다양한 혜택 부여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2003년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받아 전기자동차 5대를 운영해 왔으며 이번 연구는 제주대 기계공학과 김귀식.현명택 교수와 제주산업정보대학 자동차과 김홍석 교수가 수행했다. 제주대 현명택 교수는 "현재 전기자동차에 탑재된 배터리는 급경사 도로 주행에필요한 힘을 제대로 공급해 주지 못한다"며 "배터리 분야 기술 개발이 전기자동차상용화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kh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