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이 두루넷을 인수했다.


하나로텔레콤은 3일 두루넷을 4천7백13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1위 KT와 2위 하나로텔레콤의 양강구도 속에 데이콤 온세통신 등이 3위를 다투는 '2강+α'체제로 재편되게 됐다.


하나로텔레콤의 두루넷 인수가격은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써낸 응찰가격 4천8백억원보다 87억원 감액된 것이다.


두 회사는 이날 서로 만족할 만한 금액에서 의견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앞으로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KT와 하나로텔레콤이 선두를 다투고 나머지 업체들이 틈새시장을 차지하려고 다투는 양상을 띨 전망이다.


1,2위 업체의 점유율은 74%를 넘는다.


하나로텔레콤은 현재는 KT에 밀리는 입장이지만 두루넷 인수로 도전장을 던질 수 있게 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하나포스' 가입자 2백75만여명과 두루넷 가입자 1백29만여명을 합치면 4백만명이 넘는다"면서 "이 정도면 KT와 경쟁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은 두루넷 인수로 2위를 굳혔다고 보고 있다.


점유율이 23.1%에서 33.9%로 껑충 뛰는 만큼 데이콤 등 군소 경쟁업체들을 떼어놓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두루넷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중도하차한 데이콤은 새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데이콤은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20만 가입자로 1.7%의 미미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자회사인 파워콤과 손잡고 가정시장을 공략하는 방안과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제휴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군소 업체들의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때마침 정보통신부도 사업자간 M&A를 간편하고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기통신사업법의 '양수 및 합병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텔레콤은 앞으로 2년간 별도로 경영한 후 두루넷을 합병할 예정이다.


두루넷 새 대표로는 권순엽 부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텔레콤은 또 두루넷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망을 업그레드하기로 했다.


하나로텔레콤은 또 두루넷 인수로 늘어난 가입자 기반을 이용해 내년에 등장할 휴대인터넷 등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