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설비의 일부를 러시아로 이전하는 등 신호제지의 글로벌화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구조조정전문기업(CRC)인 아람FSI가 인수한 뒤 처음 열린 3일 신호제지 이사회에서 새 사장으로 선임된 김종곤 대표(55)는 향후 운영전략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올해 5월로 계획된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이 끝나면 향후 한국과 러시아간 무역 및 투자는 급증할 것"이라며 "신호제지는 일단 물색해둔 러시아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국내 설비의 일부를 러시아로 이전해 제품을 생산·판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북한을 거쳐 러시아로 연결되는 철도가 완공되면 지금까지 해운으로 운송해온 50만?의 펄프를 육로로 들여올 수 있기 때문에 운송시간 및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주위 우려에 대해 "급작스런 해고나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우선 각 사업장을 대상으로 독립 채산제를 도입,공장장 체제로 전환해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등 공장간 경쟁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장기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일부 사업장은 부동산 가치 등을 고려해 통폐합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지속적인 조직정비와 경영혁신 등을 통해 올해부터 구체적인 성과를 보일 것"이라며 "올해 경영목표로 매출액 6천3백27억원에 당기순이익은 작년보다 2백56% 증가한 3백92억원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 78년부터 현대종합상사에서 독일 뒤셀도르프,이탈리아 밀라노,러시아 모스크바 지사장을 거쳤으며 현대자동차로 옮긴 뒤 경영지원본부장과 해외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5년간 머문 모스크바에서는 지금까지 사단법인인 '한·러 문제 연구원' 수석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네트워크와 영업망을 갖춘 '러시아통'이다. 한편 신호제지는 이날 이사회에서 김 대표와 장영기 재무담당 이사,아람FSI의 이충식 대표를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아울러 컴퓨터 제조업체인 KTS 엄정욱 대표를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이순국 이사회 의장은 이사직에서 제외됨에 따라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