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은 수익성보다 성장성이 돋보였다. 지난해 매출 3조2천94억원,영업이익 1천3백11억원,순이익 2백26억원을 거뒀다. 직전 연도에 비해 매출은 44.1%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7.9%,71.3% 감소했다. 4분기에도 매출은 6천3백41억원으로 8.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백12억원으로 10.5% 줄었다. 수익성보다 외형 성장이 두드러진 배경은 지난해부터 실시된 번호이동성 제도로 신규 가입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신규 고객 1백24만명을 유치함으로써 지난해 말 기준으로 6백7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가입자가 늘어 외형은 커졌지만 가입자 유치 과정에서 적지 않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함에 따라 수익성은 다소 둔화됐다. 전문가들은 LG텔레콤의 지난해 실적에 대해 "대체로 무난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상윤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예상치와 비슷했고 매출액은 추정치를 크게 넘어 전체적으로는 양호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이동통신 3사 중 LG텔레콤의 실적 모멘텀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번호이동성제도 확대 적용에 따라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1분기 실적은 부진하겠지만 2분기부터는 실적 개선폭이 클 것으로 추정했다. 이 증권사는 올해 영업이익은 1백4.7% 증가한 2천6백83억원,경상이익은 4백29.5% 늘어난 1천7백5억원으로 내다봤다. 가입자 수가 6백만명을 넘어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했고 전화 사용량이 많은 알짜배기 고객들을 많이 유치,갈수록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 작년 4분기 평균 ARPU(가입자당 매출)는 전분기보다 4% 증가했고 MOU(1인당 평균 통화시간)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뱅크온' 서비스와 MP3플레이어 기능을 갖춘 휴대폰 출시 등 다양한 마케팅도 실적 호전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마케팅 비용 증가 가능성이 잠재적인 악재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이시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마케팅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가는 55원(1.26%) 떨어진 4천3백원에 마감됐다. 외국인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사흘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