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영씨는 "사업 시작 전부터 여러 가지 위험요소들이 뻔히 보였는데도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밀어붙인 게 실수였다"며 한숨을 쉬었다.


"시골에 해외 명품 가게나 대형 백화점,할인마트가 들어서지는 않는 것처럼 지역별 특성에 따라 소비자 수요도 제각각이라는 점을 깨닫지 못했어요.


서울의 신촌 대학로 강남 등지에서 '뜨는' 사업아이템이니 Y시에서도 그럴 줄 알고 장밋빛 미래를 꿈꿨던 게 잘못이었죠."


서울과 달리 절대상주 인구도 많지 않고 카페의 주타깃층인 대학생들도 서울에서 놀기를 좋아하는데 시내 중심에서 떨어진 조씨의 카페에 문만 열면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착각했다는 설명이다.


돌발 변수들에 대한 대처력도 미흡했다.


"시내에 경쟁업체들이 들어설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았지요.


그나마 기대했던 '선점효과'도 물거품이 됐고요.


만만치 않은 인건비와 난방비 부담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에요.


조금이라도 매출을 올려보겠다고 초등학생 고객까지 끌어모았지만 이렇다 할 수익도 못 올렸고 그나마 가게를 찾던 대학생 손님들마저 쫓아내는 꼴이 됐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조씨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 하지 않고 제품 가격만 요리조리 바꿔가며 어려움을 극복하려 했던 게 가장 큰 실책이었다고 털어놨다.


"고객이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하려면 아르바이트생 도우미들이 손님들에게 게임을 잘 소개해주고 흥을 돋워줘야 합니다.


하지만 도우미들에게 1백여 가지가 넘는 게임 룰을 가르치는 건 시간만 해도 한 달이 넘게 걸리는 만만치 않은 작업입니다.


그런데도 저나 어머니는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전문 보드게임 매니저를 채용하지 않고 직접 아르바이트생 교육을 맡았습니다.


대신 음료수 가격만 낮췄다,높였다를 반복했죠.가장 중요한 서비스 질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이죠.후회막급이지만 이젠 돌이키기엔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