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양항을 부산항과 더불어 양대 허브 항만으로 개발하려는 '투포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광양항 포트세일(Port Sale)이 한창이다. 지자체들의 포트세일 목적은 주요 해외 선사들의 컨테이너선을 광양항에도 기항시키게 하는 것. 하지만 해외선사들은 "시설의 수준이나 낮은 하역료 등은 매력적인 요소지만 그것만으로 광양항에 기항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에서 물량이 쏟아진다면 당연히 배를 넣겠지만 환적화물 처리 목적으로 광양에 기항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광양과 부산의 동시기항은 사실상 쉽지 않다"는 지적도 많았다. 여러 선사들은 자체물량이 기항 여부의 관건이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MSC의 티암마린 운영본부장은 "부산과 달리 태풍 등 자연재해가 거의 없고 부산보다도 세제혜택이 높은 면은 긍정적이다"라면서도 "광양항 인근에 있는 주요 화주인 삼성전자나 금호타이어 한솔제지 등의 동향을 좀 더 살펴본 후 기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광양항의 역량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MOL의 오사무 스즈키 본부장은 "업체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항만출입에 드는 비용대비 서비스 품질인데 부산의 경우 서비스는 좋으나 비용은 높은 편"이라며 "비용대비 서비스 품질이 부산보다 광양이 높다는 것이 증명되면 일부 배편을 광양항으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과 광양을 동시에 기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경쟁 선사들이 부산만 운항하는 이유도 필요성을 못느끼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선사들은 당분간 광양항의 행보를 지켜본 후 기항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OOCL의 케니예 본부장은 "화물을 밀리지 않고 처리하는 것을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선박이 커져 한번 배송이 늦어지면 많은 고객들이 선사를 외면한다"며 "광양항이 서비스에 대한 명성을 꾸준히 쌓아간다면 기항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