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재홍씨(44)가 스스로 지적하는 사업 실패 요인은 복합적이다. 그는 "경영자로서 사업화 능력과 관리 능력이 부족했고 국내 조류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픈 경험이었고 현재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타산지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실패사례 공모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경영자의 자질과 관련,설씨는 "의욕만 앞섰지 사업 전개에 필요한 전문성이 부족했다"고 평가한다. 새를 키우고 훈련시키는 기술들을 개발하는 데 소질이 있었지만 이것을 사업화하는 데는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수익성 계산에도 소홀했다. 그는 "조류 판매와 대여에서 나오는 수입보다 새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회사 관리 능력도 미흡하긴 마찬가지였다. 한창 사업이 성장하던 2002년 세무조사를 받게 됐는데 제대로 회계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어 애를 먹었던 것."월 25만원이면 회계를 대행시킬 수 있었지만 솔직히 돈이 아까웠다"며 "결국 15일 동안 집중적인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한동안 사업에서 손을 놓다시피했다"고 설명했다. 소기업으로서 새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을 채용·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여름 장마나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에 대한 리스크 관리 방안도 전무했다. 더 큰 문제는 새 판매 및 대여,조류전시회 개최,전시관 설립,특수 새장 제조 등 다양한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모델이 없었다는 점이다. 설씨는 "모 지자체와 공동으로 추진하던 조류전시관이 지자체장의 갑작스러운 사표로 없던 일이 돼버렸다"며 "그 사업에 지나치게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아직 미성숙한 국내 관상용 조류시장도 경영난을 겪는 데 한몫했다는 것이 설씨의 얘기다. 그는 "조류 관련 보험상품이 없고 정부 지원도 취약했다"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