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기관 투자가들의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알짜 중소형주가 최대 혜택을 받고 있다. 대형주에 대한 편입한도를 꽉 채운 기관이 최근 적립식 펀드 등으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을 우량 중소형주로 투입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관 매수세가 붙은 중소형주들은 연초부터 큰폭의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1일 거래소시장에서도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들의 상승률이 높았다. 대형주가 1.25% 오른 데 비해 중형주는 1.29%,소형주는 2.03% 각각 상승했다. 최근 한 달여간 주가를 봐도 마찬가지다. 대형주는 올들어 지난 28일까지 3.73% 오른 데 비해 중형주는 9.53%,소형주는 8.89% 올랐다. 전문가들은 적립식펀드 등이 뒷받침된 기관 주도 장세가 지속될 경우 앞으로도 대형주보다는 우량 중소형주가 더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관매수세 타는 중소형주 '신바람'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기관 자금이 우량 중소형주로 이동하면서 기관의 매수세가 붙은 종목은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에스원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자사주 매입을 계기로 3만6천원까지 상승한 뒤 3만3천원대에서 한동안 횡보하다가 21일부터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연일 오름세를 타고 있다. 홍종길 동원증권 연구원은 "매년 순이익 증가율이 30%를 넘을 만큼 탄탄한 기업인 데다 보유현금도 많아 적립식펀드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매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스원은 이날 5.98% 급등한 3만9천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과 동원금융지주도 기관 매수세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새해 들어 84만주에 달하는 기관 순매수 덕분에 한 달 동안 28.4% 올랐다. 동원금융지주도 27.0% 급등했다. ◆우량 중소형주 재평가 지속될듯 기관들의 중소형주 매수 규모가 1월 들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월 평균 4백억∼5백억원 수준이던 순매수 규모가 지난달에는 28일까지 1천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대형주에 대해선 줄곧 매도 우위다. 28일까지 1천5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투신사 한 펀드 매니저는 "적립식펀드 등으로 자금이 속속 유입되면서 기관의 '실탄'이 넉넉해지고 있지만 이미 펀드마다 삼성전자 등 대형 블루칩은 편입 한도를 대부분 채워놓은 상태"라며 "중소형 알짜주로 관심을 이동시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지적했다. 김준연 B&F투자자문 상무는 "외국인이 최근 대형주에 대해 적극 매수도,적극 매도도 하지 않는 중립 입장을 보이고 있어 기관도 적극 매수하기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그동안 덜 오른 우량 중소형주가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립식펀드 등이 주축인 기관자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소형주를 사들이고 있어 이들 주가의 중장기적 리레이팅(재평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