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다시 주요 매수 주체로 떠올라, 향후 추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8일까지 외국인의 총 순매수 규모는 9천56억원으로, 이변이 없는 한 작년 9월(7천812억원 순매수) 이후 넉 달 만에 매수우위로 전환할 전망이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던 개인들은 8천320억원, 기관도 1천21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조5천390억원을 순매도하며 18개월만에 월간 기준 `팔자'로 돌아섰던 외국인들은 11월 3천302억원, 12월 1조40억원 등 최근 3개월 간 2조9천억원을순수하게 팔아치워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을 기점으로 순매도에 들어간 외국인은 지난 석달간 삼성전자를 2조3천억원 이상 팔았고, SK 5천억원, POSCO 2천8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또 삼성물산 2천억원, 한국전력, LG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도 1천억원 이상매도 우위를 보이는 등 주요 우량주들을 집중적으로 내다팔았다. 1월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들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2천535억원)와 SK(1천594억원), LG(1천221억원), 한국전력공사(1천50억원) 등이었다. 삼성전자의 4.4분기 실적이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은 것을 확인한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술주에 손을 대기는 했지만 그 규모는 지난 3개월간줄였던 비중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또 외국인들은 엔씨소프트를 1천253억원 순수하게 팔아치운 것을 비롯, SK텔레콤(729억), LG필립스LCD(507억원), 삼성전기(359억원)를 순매도하는 등 삼성전자를제외한 주요 기술주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489억원), POSCO(475억원) 등 주요 내수주와 굴뚝주도 소폭이지만 순매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은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은 "이달 들어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앞으로는 순매수 규모가 둔화하거나 순매도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실장은 "향후 환율의 지속적 하락이 예상되는데 그러면 외국인들은 서서히이익을 실현할 것"이라며 "다만 내수 회복 조짐이 보이면 개인과 기관이 비중을 늘려 수급과 주가가 개선되는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1월 외국인 매수는 단기적 국제자금의 유입에 따른 순환매 성격으로 본격적인 순매수 전환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황 팀장은 "외국인의 매수세 지속을 위해서는 펀더멘털 개선 신호가 보여야 하는데 아직 여건이 좋지 않고, 더욱이 환율 변동성도 변수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대증권은 2월 투자전략 자료를 통해 "해외 뮤추얼펀드의 한국관련 펀드자금 유입 지속에 따라 연말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은, 삼성전자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더불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강영두기자 meolakim@yna.co.kr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