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뛰니 나도 뛴다 .. ELS 인기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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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경력 5년의 김형민씨(39)는 요즘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
그동안 주식투자에서 재미를 못봤던 그는 작년 6월 간접투자상품에 눈을 돌렸다.
못되도 원금수준의 돈은 돌려준다는 말에 솔깃해 ELS(주가연계증권)에 들었는데 6개월 만에 25%라는 뜻밖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
그는 앞으로 투자금액을 늘려 새로 가입할 생각으로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ELS와 은행들이 내놓고 있는 ELF(주가연계펀드)상품들을 비교해보고 있다.
홍성갑 굿모닝신한증권 프로덕트센터 팀장은 "이들 주가연계상품은 지금과 같은 강세장에서는 주가가 오르면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투자자들의 가입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상품은 대부분 원금보장추구형이지만 이들의 수익률을 결정하는 데 기준이 되는 종목의 주가가 발행 당시보다 떨어지지 않으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도 있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세장의 '대표선수' 부상
교보증권이 이달 6일 내놓은 'KTB삼성SDI 1스톡 ELS펀드'는 불과 19일 만에 연 9%의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줬다.
수익률이 연계된 삼성SDI 주가가 목표주가(11만4천4백원)에 일찌감치 도달한 덕분이다.
조흥투신운용이 작년 7월 판매한 ELF 상품인 '베스트 투스타 파생LS-1호'에 가입한 투자자도 이달 들어 연 25.0%의 수익을 얻었다.
LG전자와 SK㈜ 주가가 발행 당시보다 상승한 덕분이다.
이 상품은 6개월마다 두 회사 주가를 평가,발행 당시에 비해 떨어지지만 않으면 수익금을 조기 상환하도록 만들어졌는데 최근 강세장이 펼쳐지면서 이같은 조건이 달성됐다.
굿모닝신한증권의 '해피엔드ELS 스타트리오' 투자자도 얼마 전 원금과 연 10%의 수익금을 돌려받았다.
만기 3년짜리지만 투자대상인 삼성전자 포스코 우리금융 등 3개 종목의 주가가 뜨면서 6개월 만에 투자수익이 확정됐다.
◆신상품 줄이어
ELS와 ELF의 조기상환이 잇따르면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도 신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정종목에 연계하거나,종합주가지수를 따라 수익률을 확정하는 종목은 물론 해외주식에 연계한 상품도 나오고 있다.
농협CA투신운용은 닛케이225지수에 연계되는 '농협CA일본지수연계채권 11호'를 판매 중이다.
대한투자증권은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삼성전자와 삼성SDI 주가에 연계되는 ELF 상품인 '대한2스타Ⅵ 파생1호'를 판매한다.
LG투자증권도 2월15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등 우량주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ELS 세 종류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들 상품의 판매규모는 8백50억원어치에 달한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연구원은 "ELS와 ELF 판매규모는 작년 4분기에만 전분기대비 20% 이상 증가한 5조4천64억원어치가 팔린 데 이어 올 들어서도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수익률에 현혹돼선 안 돼
그러나 증권사와 은행들이 제시하는 '최고 수익률'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상품마다 수익구조가 제각각이고 최고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조건들이 대부분 아주 까다롭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원금손실이 날 수도 있다.
실제 모 은행이 판매한 일부 주가연계상품은 최근 원금손실이 발생,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설명서에 '최소 원금보장,최고 연 10% 수익 추구' 등 현란한 내용이 많지만 조건이 맞지 않으면 투자수익이 기대 이하로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최고 수익률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수익률에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또 주가연계상품은 미래의 주가에 의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만큼 향후 주가 전망도 염두에 둬야 한다.
상품의 수익률을 결정짓는 것은 가입 시점이다.
주가가 올라야 수익을 내는 상품의 경우 주가가 낮을 때 가입하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얘기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