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7개국(G7)재무장관 회담을 일주일 앞둔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 관계자의 '위안화 절상' 발언이 나와 외환시장이 또 한차례 출렁거렸다. G7 회담에서 위안화 절상이 가사화될지도 모른다는 추측때문이었다. 그러나 중국측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위안화가 절상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금융시장 또 출렁=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중인 위용딩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28일 달러화 약세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지금이 위안화를 절상해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에는 좀 더 신축적인 환율제도가 필요하며 이는 바로 위안화 절상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같은 발언이 전해지면서 외환시장은 위안화 절상 기대로 한때 달러화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등 크게 출렁거렸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한때 전일보다 0.33엔 떨어진 달러당 1백2.37엔까지 떨어졌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유로당 1.3073달러까지 내려갔다. 또 홍콩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선도거래 가격은 한때 달러당 7.8695위안까지 오르기도 했다. ◆G7에 대한 중국 입장=이에 대해 주광야오 중국 재정부 국제국장은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가 심층적으로 논의되는 것은 피할 수 없으나 외부의 압력으로 환율을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중국의 거시경제 상황,금융현황 등에 대해 참가국에 설명할 것이나 구체적인 환율 조정 시기나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유연한 환율시스템을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소 선언적이고 '립서비스' 차원의 발언은 하겠지만 미국이 원하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인민은행의 한 관리도 이날 "위용딩의 발언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며 위안화 절상 기대를 일축했다. ◆언제 어떻게 절상하나=중국도 위안화 절상 필요성은 인정하나 당장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치적으로 중국은 위안화 절상문제를 서방의 압력으로 본다. 지금 환율을 조정하면 1천억달러에 달하는 핫머니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해석,이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위안화를 절상하면 기업경영이 악화돼 실업이 느는 등 경제사정이 악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3천억달러의 외화자산을 보유 중인 은행 개혁도 어려워진다는 게 중국 당국의 생각이다. 중국은 특히 평가절상을 하게 될 경우 플라자합의 이후 일본이 걸었던 장기경기침체의 전철을 반복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생각하는 환율개혁 방안은 크게 환율 변동폭을 현재 상하 0.3%에서 좀더 확대하는 방법과 통화바스켓으로의 이행 등 두 가지다. 그러나 일단 환율 변동폭 확대가 유력한 대안으로 고려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5∼10% 범위에서 환율 변동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기에 대해서 중국은 "위안화 절상 압력이 누그러지고 핫머니의 표면적인 공격이 사라질 때"라고 계속 언급해왔으나 대체로 올 하반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