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최근 정책위의장단 개편을 마무리함에 따라 여야의 주요 정책라인 구성이 완료됐다. 양당 정책위 핵심멤버의 면면을 살펴보면 '열린우리당-현장실무자형''한나라당-이론가형'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정책위 수장인 정책위의장의 경력을 살펴보면 캐릭터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열린우리당 원혜영 의장은 대학재학 시절 민주화운동으로 투옥된 경험이 있는 재야 출신이다. 14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했지만 15대에 낙선,실업자 신세로 전락해 지인들과 고깃집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후 식품회사를 창업해 경영자의 길을 잠시 걸었고,부천시장을 두차례 지내는 동안 민심을 청취하며 행정경험을 쌓았다. 반면 한나라당 박세일 의장은 당내 대표적인 이론가로 통하는 학자 출신이다. 박 의장은 서울대 법대를 거쳐 미 코넬대에서 경제발전론과 노동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85년부터 서울대 법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김영삼 정부때는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사회복지수석을 지냈다. 정책위의장이 되기 전까지 당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아 주요 정책기획을 주도했다. 양당 경제분야 정조위원장들의 경력도 대조적이다. 재경·정무·예결위를 담당하는 제3정조위원장의 경우 열린우리당 이계안 위원장은 전형적인 기업인 출신이지만 한나라당 박재완 위원장은 미 하버드대에서 정책학 박사를 받은 교수 출신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76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후 현대자동차 사장,현대카드·캐피탈 회장에 오르기까지 30년 가까이 현대에서 경력을 쌓았다. 박 위원장은 행시에 합격,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지만 하버드대에서 6년동안 공부한 후 성균관대에서 8년간 교수로 지냈다. 과기·정통·산자·건교위를 관할하는 제4정조위원장은 열린우리당 안병엽 위원장이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라면 한나라당 이혜훈 위원장은 '엘리트' 경제학자다. 지난 72년 행시에 합격한 안 위원장은 경제기획원과 공정거래위를 거쳐 정보통신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약 30년을 경제부처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에 반해 이 위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미 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 랜드연구소 연구위원,영국 레스터대 교수,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교수 등 학교와 연구소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내달 정책위 핵심인사들이 참여하는 여야 정책협의회를 가동할 예정이다. 협의회에서 경력과 성향이 판이하게 다른 양당의 정책위 멤버들이 주요 현안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주목된다. 박해영·양준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