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로베르 솔레(59)의 장편소설 '사로잡힌 영혼 맘루카'(윤은오 옮김,아테네)가 번역돼 나왔다.


이 작품은 영국군의 지배하에 있던 19세기 후반 이집트를 배경으로 시대를 앞서간 한 여성 사진작가 도리스의 굴곡 많은 인생을 그렸다.


작가는 주인공의 삶을 통해 복잡다단했던 당시 이집트 사회의 모습도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맘루카'는 여주인공 도리스의 애칭이다.


훤칠한 키에 준수한 용모를 가진 사진사 밀로는 알렉산드리아 근처 해변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던 중 모래사장에서 맨발로 그림을 그리고 있던 도리스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도리스도 밀로의 유쾌함에 매료돼 결혼까지 하게 되지만 정작 그가 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밀로가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도리스는 조금씩 사진의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녀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사진 기술을 익혀 나간다.


타고난 미적 감각에다 사진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에 힘입어 그녀는 프랑스 살롱전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낸다.


대상을 아름답게 포장하기보다 사람들이 저마다 지닌 독특한 개성을 잘 포착해 낸다는 소문을 들은 이집트 부왕이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할 정도다.


하지만 아내가 사진작가로서 자신보다 우월하다고 느낀 밀로는 절망하고 차츰 난폭해지기 시작한다.


작가는 "당시 남성 중심의 이집트 사회에서 사진술을 통한 여주인공의 성공,그리고 진정한 여성 해방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946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난 솔레는 69년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에 입사했으며 이후 로마 특파원,워싱턴 특파원,사회부장,편집부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