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을 인수한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이 그 스스로도 피인수설에 시달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최근 SCB가 제일은행을 인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수·합병(M&A)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영국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HSBC 등은 SCB가 비틀거리기만 기다리고 있다"며 "조만간 M&A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AWSJ는 특히 SCB의 사업범위가 세계적으로 넓게 퍼져 있는 점도 피인수설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SCB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세계적 은행들이 신흥시장으로 여기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에서 전체 수익의 3분의2 이상을 올리고 있어 인수·합병 대상으로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 금융계에서 SCB가 인수·합병 대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작년 초 싱가포르의 억만장자인 쿠 텍 푸앗트가 사망하면서부터였다.


쿠는 1980년대 중반 로이드 TSB 그룹이 SCB를 인수하려 할 때 경영권 방어에 협조했던 인물.


그가 사망하면서 SCB 지분 13.4%는 가족들에게 상속됐고 이 지분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시 인수 시도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추측이 강하게 나돌았다.


한편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지는 최근 "향후 4년간 제일은행의 연간 순이익 증가율이 30%에 달한다 하더라도 SCB의 투자수익률은 8%를 넘기 어렵다"며 "SCB가 단기간 내에 투자금액을 회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