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에 맞춰라"..디카·속옷·보험…'혈액형 마케팅'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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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과 B형 O형 AB형의 혈액형을 가진 친구들이 밥을 먹고 있었다.AB형이 갑자기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O형이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AB형을 쫓아 나갔다.B형은 개의치 않고 계속 밥을 먹고 있었다.그러자 옆에 있던 A형이 걱정스럽게 하는 말."쟤네 나땜에 나간거야?"(인터넷 유머)'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최대 화두는 혈액형이다.
혈액형에 대한 다양한 분석법이나 유머를 모르면 대화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인터넷에는 혈액형별 성격,사랑법,심지어 다이어트법까지 소개하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젊은이들이 혈액형에 집착하고 있는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자신에게 편리하고 유리한 인간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고 각박한 세상 속에 잃어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혈액형을 통해 찾아보려는 시도라고도 한다.
어쨌든 젊은이들 사이에선 혈액형이 최대 관심사가 된지 오래다.
기업들이 이를 놓칠리 없다.
혈액형을 소재로한 노래와 영화가 나오는가 싶더니 이젠 속옷 디지털카메라 등 개인용품에서부터 심지어 보험에 이르기까지 혈액형별 맞춤 상품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혈액형이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가 되고 있는 셈이다.
소니코리아는 지난해 크리스마스부터 혈액형에 맞춰서 디지털 카메라 선물을 추천하는 신문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제품마다 디자인과 색상,기능들이 다른 점에 착안해 선물받을 사람의 혈액형에 맞는 카메라를 선물하라는 내용이다.
소니코리아는 "이 광고 덕에 연말연시 디지털 카메라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내의전문업체인 ㈜좋은사람들은 지난해 '혈액형에 따른 남녀 속옷 선택법'을 내놨다.
부드럽고 튀는 것을 싫어하는 A형 남성은 젠틀한 색상의 스트라이프 무늬 트렁크 스타일,대범하고 독점력이 강한 O형 여성은 레이스로 장식된 섹시한 스타일,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싶어하는 AB형 남성은 과감한 패턴이 들어간 파격적인 스타일 등이다.
혈액형별 맞춤형 보험도 있다.
동양생명이 지난해 말 벌인 '동양생명 혈액형 맞춤 보험 이벤트'가 대표적.
스트레스에 약한 A형은 암 발생률도 높아 암보험을 추천한다.
리더십이 강한 B형은 각종 사고 발생률이 높아 상해보험이나 정기보험이 필요하고 활동적인 O형은 활동량이 많아 다칠 위험도 높은 만큼 종합보험이 필요하다는 식이다.
젊은 네티즌들을 타깃으로 하는 인터넷 업체들도 혈액형 마케팅에 한창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혈액형을 입력하면 이에 맞는 휴대폰 벨소리 및 통화연결음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벨소리 뿐 아니라 모바일 게임도 혈액형의 성향에 따라 분류,제공할 예정.온라인쇼핑몰인 디앤샵은 내달 14일 밸런타인데이를 겨냥,남자친구의 혈액형에 따라 최고의 선물을 추천하는 상품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 가전업체 마케팅 담당자는 "자기 자신을 중시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특성상 혈액형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는 계속해서 인기를 끌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기존의 제품을 혈액형 성격에 맞게 추천하는 식의 마케팅이 주를 이뤘지만 앞으로는 기획 단계부터 혈액형을 적용해 상품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