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기수에,연봉서열에 얽매이는 관행은 하나씩 고쳐나가야 한다."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21일 임명장을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고시위주의 관료사회에 대해 "국가의 핵심조직으로 자리잡은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그것 만으로는 안된다"며 이같이 취임일성을 밝혔다. 김 수석은 '인사원칙'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여서 제 방침을 밝히긴 아직 어렵다"면서도 "폭넓게 적재적소 배치를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학맥 인맥 등 공직사회 인사문화의 폐단에 대해서도 "능력유무,어떤 경향에 치우쳤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 사람을 발굴하고 선별해야 할 것"이라며 "실무적으로 그렇게 되도록 대통령을 보좌하겠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공무원 사회에 대해 그는 "지연 학연이 상당히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김 수석은 수석임명 이전에 노 대통령과 개인적인 인연이나 업무 외 관계는 없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단기필마로,혈혈단신으로 들어온 것 같다"며 그는 "38년간 해온 자세로 일관되게 최선을 다하면 청와대에서 천군만마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도 보였다. 또 공보관 등의 보직경험을 언급하면서 "과거 언론인들과 소탈하게 잘 어울렸는데,요즘은 여건이 달라졌다지만 건강한 긴장관계와 건전한 협력관계로 잘 지내보고 싶다"고 친화감도 보였다. 인사정책에서도 '지역안배' 대목에서는 "민감한 문제다. 공부를 더 해 보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고졸출신으로 지방 9급에서 차관급으로 성장한 과정에 대해 그는 "일복이 많아 밤낮없이 일하면 성과도 나오고 남들보다 경쟁력에서 앞서 인정을 받고 성장할 수 있는 울타리를 갖게 됐다"며 "지역연고나 학력으로 피해본 과거는 없고 좋은 대학,좋은 환경,고시출신의 경쟁자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해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정부의 소청(訴請)심사위원장으로 있으며 지인으로부터 아호를 하나 권유받았다고 최근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항상 웃으며 들으라는 의미에서 '소청'(笑聽)이라고 받아 좋다고 생각했는데 인사수석이 됐으니 작게 듣는게 나아 '소청'(小聽)과 두가지를 병행해야겠다." 많이 들으면 그게 청탁과 압력이 된다는 것이다. 인물평 보도에 대해 그는 "과대평가해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