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랠리에서 외국인들이 보수적인 투자 패턴을 나타내고 있어 관심이다. 매수 규모는 줄이면서 특정 종목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매수 타깃은 올해 실적 호전이 예상되거나 턴어라운드할 종목들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코스닥 종목에 대해 정보를 많이 갖고 있지 않아 테마장세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며 "저평가 IT(정보기술)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도 실적주로 간다 20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8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매수 우위였던 국내 기관 및 개인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는 연일 늘고 있다. 지난 12일 이후 7일 연속 '팔자'에 나서 6백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은 그러나 실적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증자나 직접투자 등을 제외하고 시장에서 직접 매수한 규모로는 기륭전자가 가장 많았다. 기륭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월 초 9.02%에서 19일 16.91%로 7.89%포인트 높아졌다. 기륭전자는 일본 시장 진출과 주요 납품처인 시리우스의 투자 확대 등으로 올해 어닝 서프라이즈가 확실한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다. 한양증권은 최근 "기륭전자가 일본 진출을 통해 얻는 매출은 올해 6백80억원,내년 1천2백94억원,2007년 1천6백15억원 등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들은 기륭전자를 비롯해 실적 기대감이 높은 IT종목군 위주로 매수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에 대한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우주일렉트로 에스에프에이 서울반도체 엠텍비젼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업체들이다. 이 밖에 자회사 등록 효과가 기대되는 우리조명,직수출 확대로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진성티이씨도 올 들어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늘어났다. ◆실적 호전주 선취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테마장세에서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보여준 매매 패턴은 향후 코스닥시장이 IT주나 실적주 위주로 재편될 것을 감안해 선취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대신증권 함성식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최근 코스닥에서 철저하게 종목 위주로 접근하고 있다"며 "전체 포지션을 줄이는 대신 실적이 좋아지는 기업과 턴어라운드 기업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랠리에 대해 외국인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편"이라며 "전체 매수 규모는 작지만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발표되자 관련 부품주 등에 부쩍 관심을 갖는 모습"이라며 "테마장세의 열기가 가라앉고 실적 등 펀더멘털에 근거한 투자가 다시 부각되면 외국인 매수 종목들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