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출산율 감소와 인구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 인구' 부족에 따른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성장잠재력 약화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올해 전체 인구의 71.8%로 추정되는 생산가능 인구(15∼64세) 비중이 2050년에는 53.7%로까지 급감,1명의 생산인구가 1명의 노인을 책임져야 하는 사태가 예고됐다. 통계청은 '장래인구 추계결과'를 통해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올해 77.9세에서 2050년엔 83.3세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출생률은 갈수록 떨어져 유년인구(14세 이하) 1백명당 노령인구(65세 이상) 규모를 나타내는 '노령화지수'는 올해 47.4명에서 2020년엔 1백24.2명으로 크게 늘어나고 2050년엔 4백15.7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새로 태어나는 사람은 줄고 남아있는 사람은 더욱 오래 살게 되면서 연령계층별 인구구조에도 큰 변화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14세 이하 유년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9.1%에서 2050년(9.0%)에는 한 자릿수로 떨어질 전망이다. 15세에서 64세 사이인 생산가능인구도 같은 기간 71.8%에서 53.7%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생산가능인구 중에서도 '싱싱한' 근로자(25∼49세) 비중은 올해 59.6%에서 2050년 45.2%로 낮아지는 반면 50세 이상 근로자는 같은 기간 20.5%에서 40.5%로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중은 2050년 37.3%로 올해(9.1%)보다 4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젊은이들이 사라진 자리에 노인들이 모두 들어앉는 셈이다. 이로 인해 유년·노령인구를 생산가능인구로 나눈 '총부양비'는 △2005년 39.3% △2020년 39.4% △2030년 54.7% △2050년 86.1% 등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령자들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개인의 경제적 수명을 연장해야 한다"며 "출산율 하락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양육비 지원과 세제혜택 등의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