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이 최근 미국의 한 조선소에 선박 건조 기술을 수출한 것에 대해 업계에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7일 현대미포조선은 2천692만달러에 미국 크배너필라델피아 조선소에 석유제품운반선에 대한 설계 및 건조기술을 수출한 바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설계도는 배를 만드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중의 하나로 무분별하게 설계도를 수출하는 것은 세계 1위인 국내 조선산업의 위상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배의 설계도는 큰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보이지만 설계도에 따라 사용하는 원자재의 수량이 달라지고 배의 무게를 좌우하기 때문에 통상 용접기술과 함께 조선산업의 핵심 기술로 꼽힙니다. 우리나라 조선업체의 경우 대개 인력의 10%가 설계 인력으로 업계에서는 우리나라가 조선산업에서 일본을 따라 잡은 것을 설계 기술이 고도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 조선업계는 이같은 점때문에 다른 산업과 달리 설계도 등 기술수출을 꺼리고 있는 실정으로 지난 2002년 중국 조선업체가 국내 조선업계에 LNG선 설계도 수출을 요구해왔을때 모두 거부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이번 기술수출은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 수출한 것이며 미국 조선소가 기술을 다시 유출할 경우 이에 대한 페널티를 묻도록 돼 있다"고 답했습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도 이에 대해 "국내 조선산업의 기술이 유출될 개연성은 있지만 설계도와 이를 적용할 기술도 필요하다"며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조선업체 관계자는 "실제 조선업체들이 회원사로 있는 조선공업협회의 사장단 모임에서는 설계도와 같은 기술수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모아져왔다"며 "최근 조선업계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협회 회장 최길선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에서 설계도 기술을 수출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7일 3백억원에 이르는 기술을 수출하면서 흔한 보도자료도 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