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7:31
수정2006.04.02 17:35
"DNA칩은 다수의 유전자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바이오 연구의 유용한 장비입니다. 디지탈지노믹스는 국내 2백여 연구기관에 DNA칩을 공급해 바이오 연구개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생화학과 김영준 교수 팀과 함께 과도한 면역기능이 질병과 암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낸 바이오벤처 디지탈지노믹스의 윤정호 대표(39)는 이같이 밝혔다.
디지탈지노믹스는 세균 감염시 면역세포내의 단백질인 'NF-kB'와 'AP-1'이 발현시키는 유전자를 DNA칩을 통해 알아냄으로써 두 단백질이 면역반응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규명하는 데 기여했다.
윤 대표는 "기존에는 면역반응에서 NF-kB의 역할만이 강조돼 왔다"며 "DNA칩을 통해 AP-1이 NF-kB와 함께 면역을 활성화한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분자생물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윤 대표는 1999년부터 연세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김 교수의 연구에 참여했다.
당시 연구팀이 연구에 필요한 고품질의 DNA칩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지켜본 윤 대표는 자신이 직접 DNA칩을 연구해 제작하기로 하고 뜻을 함께한 일부 연구원들과 함께 2000년 7월 디지탈지노믹스를 창립했다.
그는 2001년 7월 국내 최초로 사람 유전자 1만개의 발현을 동시에 검색할 수 있는 DNA칩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으며 지난해에는 급성백혈병을 진단할 수 있는 DNA칩을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 김 교수의 연구를 위해 윤 대표는 초파리의 유전자 5천개를 심은 DNA칩을 개발해 제공하는 한편 분석서비스도 수행했다.
연세대 이외에도 디지탈지노믹스로부터 DNA칩 분석서비스를 받고 있는 연구기관은 서울대,고려대,생명공학연구원 등 2백여곳에 이른다.
디지탈지노믹스는 현재 LG생명과학의 폐암 치료용 항체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만성백혈병 진단 DNA칩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시제품을 내놓은 급성백혈병 진단 DNA칩에 대해서는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미국 GE헬스케어사가 아시아에 공급하는 DNA칩에 대해 디지탈지노믹스가 분석서비스를 맡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