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신용카드 상품 트렌드의 양대 키워드는 '웰빙'과 '체크카드'다. 지난해 은행권의 강력한 영업 드라이브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체크카드 시장은 올해는 성숙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은행계좌가 필요한 체크카드의 특성상 이 시장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던 전업계 카드사들은 웰빙 서비스를 탑재한 신상품 개발에 주력해 열세를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용패턴이 선진화 경향을 보임에 따라 리볼빙 선불카드 등 '틈새'상품들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 발급카드의 4분의 1이 체크카드 체크카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지난 한해 실적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11개 은행을 회원으로 둔 비씨카드의 지난 한해 카드 발급매수는 총 5백25만2천장.이는 전체 카드장수(약 2천6백만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난해 분기별 발급매수(누계)를 살펴보면 △1·4분기 말 2백18만5천장 △2·4분기 말 3백8만8천장 △3·4분기 말 4백8만2천장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 연말까지는 체크카드가 1천만장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비씨카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용액도 폭발적인 증가세다. 비씨의 분기별 체크카드 이용액은 △1·4분기 2천1백85억원 △2·4분기 3천88억원 △3·4분기 4천82억원 △4·4분기 5천2백52억원 등이었다.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회원 입장에서 보면 연체 위험이 없고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실 위험성이 없는 양쪽 모두에게 유리한 상품"이라며 "카드사들이 전략적 차원에서 강하게 영업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퓨전상품'에 관심 고객들이 통장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의 경우 은행예금이나 대출상품과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강화하고 있으며,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신한카드가 내놓은 'F1카드'.F1카드 회원이 신한은행에서 1천만원 이상 'F1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최고 50만원까지 예금액의 1%를 먼저 현금으로 받은 후 카드이용액에 따른 적립 포인트로 사후에 정산할 수 있다. 또 'F1엘리트론'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포인트로 최고 50만원까지 원리금을 깎을 수 있다. F1정기예금 및 F1엘리트론을 이용하는 고객은 신용판매 결제금액이 월 50만원 이상이면 1%,월 50만원 미만이면 0.5%의 F1포인트가 적립된다. 은행들은 연초에도 이와 비슷한 구조의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카드 사용액에 따라 보너스 금리를 제공하는 '골든키 정기예금'을 판매했다. 이 예금은 최고 연 4.1% 금리에 카드 사용금액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경우 이용액의 0.2% 해당액의 프리미엄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전 업계는 '웰빙'에 주력 은행에 비해 금리 경쟁력이 떨어지는 전 업계 카드사들은 올해에도 웰빙과 연관된 서비스를 강화한 상품들을 속속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오는 2008년까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한동안 웰빙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어린이 교육 관련 서비스를 특화시킨 '마이키즈클럽카드',KTX이용편의를 극대화한 교통전문카드 'KTX패밀리카드' 등을 선보였던 삼성카드는 올 한해 웰빙 관련 신상품 개발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LG카드 역시 연초부터 CJ 등 신규 가맹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롯데백화점 카드 고객의 80%가량을 롯데카드로 전환시킨 롯데카드 역시 올 1·4분기 중 교통카드를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상품군을 다양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틈새상품도 주목 카드업계는 리볼빙 선불카드 등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주목을 받지 못해왔던 틈새상품들에 대해서도 올 한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미은행과의 합병 이후 카드사업 부분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씨티은행의 행보가 관심거리다. 씨티은행이 발급하는 씨티카드의 경우 모든 카드에 리볼빙 서비스가 탑재돼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등에서는 일반화돼 있지만 아직 한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리볼빙 카드가 씨티의 영업력 강화에 힘입어 입지를 넓혀갈 가능성이 높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