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서남해안 개발사업 추진은 해외골프 등 해외로 빠져 나가는 소비를 국내로 '유턴'시킬수 있는 레저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또 참여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지역균형발전 사업의 하나로 서남해안권을 관광.레저단지로 개발,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급증하는 중국 관광객 등을 유치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문화관광부가 17일 정부차원의 추진의사를 발표함에 따라 서남해안 해양레저타운(일명 J프로젝트) 조성 및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배후단지인 여수 화양지구 해양관광 리조트단지 조성을 추진 중인 전라남도 등 지자체와 해남화원관광단지를 개발 중인 한국관광공사 등 개발주체들은 잔뜩 기대에 부푼 표정이다. 하지만 다양한 사업주체들이 각개약진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농지로 개발한 간척지를 관광단지로 개발하려는 지자체들의 요구에 따라 정부가 무상이나 저가로 양도했을 때 특혜시비도 예상된다. 새만금 사태에서 보듯 환경단체들의 반대를 극복하는 것도 당면과제다. ○5곳의 초대형 레저단지에 골프장만 40여개 J프로젝트는 3백억달러(36조원) 규모의 외자를 유치해 해남 영암일대에 동북아 최대급 레저복합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전라남도는 이 사업을 위해 미국의 벡텔사,해스 앤드 헤이니사 등 투자사들로부터 투자의향서를 받아 미국 저드사에 마스터플랜 용역을 맡겼으며 올 상반기에 외국투자사들과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다는 일정표를 마련해두고 있다. 전라북도가 추진 중인 새만금지구 내 복합레저관광도시 개발사업은 17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로 당분간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하지만 전라북도는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새만금 방조제로 연결되는 고군산군도인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 일대 2백8만평에 군산국제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전라북도는 내년까지 관광지 개발계획을 확정짓고 투자유치 홍보와 조성공사에 들어가기 위해 도시관리계획과 환경·교통영향 평가 용역을 맡겨놓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전남 해남군 화원면 화봉리 일대 1백54만평에 화원관광단지 개발을 추진 중이다. 당초 올해까지 개발을 끝낼 계획이었으나 외환위기 이후 사업이 중단됐다가 지난 2000년부터 관광공사가 사업을 재추진 중이다. 여수화양지구 해양관광리조트단지는 통일그룹 계열의 ㈜일상이 지난해 6월 전라남도와 투자협약을 맺으면서 활기를 띠고 있는 사업이다. 특히 지난해 말 국가계획으로 확정된 2012년 여수국제박람회 유치와 맞물려 교통인프라 확충으로 투자가치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상방식 등 난제 산적 서남해안 전체를 포괄하는 '그랜드 플랜' 없이 지자체에서부터 민간기업 외자유치 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주체들이 각개약진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부터 문제다. 현재대로 저마다 추진할 경우 중복투자는 불보듯 뻔하다. 전문가들은 "정부 지자체 투자회사 등이 함께 서남해안에 대한 종합계획을 수립하든지,개발구상의 상호차별화 및 운영추진체의 네트워크화를 위한 합의도출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외자유치도 미국 싱가포르 등지의 부동산개발회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구체화 단계까지는 갈 길이 멀다. 외국인투자의 경우 재원조달 방식도 자체자금 동원이 아니라 개발투자펀드를 조성하는 것이어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지방사업의 고질적인 폐단인 '중복투자'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는 남해안 관광벨트 사업의 경우 사전 사업검토 미흡과 중복투자 등으로 지난해 완공예정이었던 여수 무술목유원지,진도 아리랑 마을 조성사업 등에 줄줄이 사업지연 사태가 벌어지는 등 정부와 지자체의 관광개발사업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신안의 다도해 섬 테마관광개발사업 등 각 지자체마다 다투어 관광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복투자에 대한 사전검토가 면밀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고종화 서남지사장은 "지자체별로 각각 관광지 개발을 하다보니 중복투자의 위험이 있는 게 사실이다"며 "개발되는 관광지에 정책적으로 유치하는 미술관이나 공원 등 공공시설을 집적시킨다면 효율적으로 관광개발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부족한 교통인프라 확충 등으로 접근성을 높이는 문제도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관광지구 내 토지 용도변경 △외국인 카지노 허용 △수자원 보호구역 등 제한구역 규제완화 등도 난제다. 김호영 기자.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