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예상했던 대형 호.악재들은 조용히 지나간 대신 주말에 불어닥친 '삼성전자 바람'이 시장을 뒤흔든 한 주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광풍'에 가까운 코스닥의 테마주 열기에 이어 삼성전자의 실적발표가 기술주의 '바닥권 임박'에 대한 믿음을 키운 것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다음주 시장은 IT주를 중심으로 한 거래소시장의 900선 안착, 코스닥시장의 450선 도전이 이어질 것을 점치고 있다. ◆ 거래소 1조3천억원에 달하는 매수차익잔고의 매물화 우려, 미국의 사상 최대 무역적자에 따른 원화 강세, 콜금리 동결 등 이번 주 중반까지 시장을 짓누르던 악재들이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한 방'에 깨끗이 날아갔다. 석 달이나 850∼890선의 박스권에 묶여있던 시장이 주초 870선에서 꾸준히 바닥을 높여오다 마침내 9개월만에 900선을 돌파했다. '인텔효과'에도 꿈쩍않던 시장이 '어닝 서프라이즈'수준이라고는 보기 힘든 삼성전자의 실적발표에 '흥분'한데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불확실성 해소와 IT주 비관론의 약화에서 그 요인을 찾는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인텔, 애플컴퓨터에 이어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는 시장이 인지해오던 악재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를 계기로 'IT비관론'이 수그러들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IT주의 불확실성이 걷힘에 따라 다음주 시장은 이번 주말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면서 삼성전자를 필두로 IT업종이 주도하는 장을 형성, 900선 안착후 추가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증권 이영곤 애널리스트는 "IT업황 둔화 우려감이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기때문에 지수의 하방경직성이 유지되면서 내주에는 반도체, LCD 등 그간 장기소외됐던 IT종목들을 중심으로 추가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T주 중심의 상승세 반전이라는 분위기는 확산되고 있지만 지수 900선이 과연어느 정도의 지지력을 갖고 있는지도 증시의 큰 관심사다. 기술적 분석 전문가인 LG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시장이 5개월 이상 철옹성같이 버티던 900선을 힘차게 뚫은 점에 주목하며 지지강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종합주가지수 900선 돌파는 지난 8월 이후 상승국면에서 5번째 시도뒤에 견고한 저항선을 넘은 것으로 강한 상승흐름이 기대된다"면서 아래쪽 지지선을890, 추가상승 목표치를 940선으로 제시했다. 그는 "본격적 지수 상승 국면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우량주에 초점을 맞추는게 전형적 투자전략"이라며 "이들 종목에 대한 적극적 매수후 보유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코스닥 이번주 코스닥시장은 지난주의 강세 흐름을 이어받으며 20.23포인트(4.96%) 오른 428.40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지난 11일 개장 직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거품 붕괴로 인한 급락 우려가 제기됐으나 지수 412선 부근에서 모두 소화되자 거꾸로 상승 흐름에 대한 확신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이후 지수는 기술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420선을 가볍게 넘었고 430선의 턱밑까지 육박했다. 주 초반에는 인터넷주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종목군이 지수를 떠받치면서 단기테마주에 속한 종목들의 손바뀜이 시장에 줄 수 있었던 충격을 완화시켰다. 이어 후반에는 무선인터넷, 음원관련주 등 새로운 테마가 형성됐고 정보기술(IT)경기 저점이 예상보다 빨리 다가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부품, 장비주들이 개별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다음주에도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데는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지만 조정에 대한 경계감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신동민 대우증권 책임연구원은 "조정을 받아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는 있다"면서도 "지수 450포인트까지도 상승할 수 있지만 그 부근에 지난 2003년 이후부터 쌓인 매물벽이 두터워 급등세가 유지된다기보다는 다소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실적이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기 때문에 반도체및 액정표시장치(LCD) 장비업종이 테마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강세를 이끌거나 조정의 충격을 완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영곤 한화증권 책임연구원은 "장비주들이 `삼성전자 후광 효과'를 볼 여지가 커졌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매물 소화국면이 필요하지만 전반적인 상승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김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