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3일 이건희 삼성 회장을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키로 했지만 삼성은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14일 "이건희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는 것 보다는) 삼성 경영에 전념하는 것이 국가경제에 더 이득이 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조조정본부 차원에서도 아직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억지로 떠민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성은 전경련 회장단이 만장일치로 이 회장을 추대하고 이 회장을 직접 만나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대해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전경련은 회장단과 이 회장과의 면담 일정을 잡기위해 이날 삼성 구조조정본부와 접촉을 시작했다. 삼성 관계자들은 일단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 수락요청을 고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회장단과 재계 원로들의 '삼고초려'를 어떻게 뿌리쳐야할 지에 대해서는 난감하다는 표정이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끝내 차기 회장직을 고사할 경우 삼성이 유력한 대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꿰뚫고 있는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이 중간에서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