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4일 "금융기관들은 과거 도덕적 해이로 인한 신용불량자 양산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가진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책임을 묻지는 않겠지만 금융기관들이 상환기간 연장이나 이자 탕감 등을 통해 책임을 분담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의 신용불량자 문제는 주로 생계형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또 최근 제일은행 매각과 관련, "매각과정에서 정부가 기대했던 선진 금융기법 도입 등의 효과는 얻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다음은 이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 상반기에 영세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 영세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당장은 가능한 한 보호해서 생계에 지장을 받지않도록 해야겠지만 직업교육 등 전업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고용시장을 체계적으로 검토해 노령인력 활용과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교육 혁신등 중장기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 서비스업 분야 개방에 대해 이익단체들의 반발이 심한데. ▲서비스업 개방과 진입장벽 해소를 위한 노력과 함께 국내 서비스업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다음달중에 총리 주재로 교육인적자원부, 보건복지부,문화관광부 등이 참여하는 서비스산업 관계장관회의를 신설할 예정이다. -- 올해 유가에 대한 전망은. ▲ 유가에 대한 불안 요인이 남아있지만 아직까지 폭등 양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석유) 성수기인 지금이 지나면 유가는 과거 수준으로 내려가 안정될 것으로 본다. 다만 지난해에 상승된 유가가 생산자 물가에 반영되지 않은 품목이 있지만 반영과정은 서서히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유가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올해 물가는 어떻게 보나. ▲ 금년 물가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5% 정도 성장해도 물가 상승이 유발될 위험은 없다. 환율도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수입 물가 불안도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시 콜금리를 동결했는데. ▲금통위가 결정한 콜금리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지 않겠지만 과거 3년간 미국의 금리정책을 참고할 필요는 있다. -- 생계형 신불자에 대해 원금탕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금융기관에 책임을 지우지 않겠다는 뜻인가. ▲ 국가에서 지원금을 받고 있는 생활보호대상자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측면에서금융기관은 원천적인 책임이 있고 책임을 질 것으로 본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하지 않겠지만 상환기간 연장이나 이자를 받지 않는 식으로 책임을 분담하도록 하겠다. -- 지난해 배드뱅크 대책을 발표할 당시 더 이상 신불자대책은 없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신불자 정책은 금융기관의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규모가 큰 채무는법원으로 넘어가는 두가지 형태였다. 앞으로는 법원의 재판을 통해서만 신용회복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그리고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상환능력이 없는 저소득층신불자 대상이어서 이전의 정책과는 다른 것이다. --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단기적인 대책은 없나. ▲행정 전산화 등 국가 기초 데이터베이스(DB) 구축사업을 벌여 청년 실업자를 흡수할 것이다. 중장기적인 일자리가 되지 않겠지만 경험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뉴브리지의 제일은행 인수와 관련해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데. ▲정부는 과거 외환위기가 극도에 달했을 때 국제적인 신인도 등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제일은행와 서울은행을 매각했다. 제일은행 매각 과정에서 당초 기대했던 선진금융기법 도입 등의 효과는 전혀 얻지 못했다. 이는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앞으로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