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이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에 비해 손해를 보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달 콜금리 목표치를 동결한 뒤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후진국일수록 금융자산보다는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융자산을 가진 사람들이 (부동산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이득을 보도록 정책을 펼쳐야 국가적으로도 자금 동원과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만일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이는 중앙은행의 책임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총재의 이같은 언급은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실질금리의 마이너스 상태(예금금리가 물가 상승률을 밑돌아 예금을 했을 때 사실상 손해를 보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향후 콜금리 추가 인하보다는 오히려 인상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박 총재는 그러나 "실물경기 흐름에 따라 금리정책을 결정해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금리 인상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며 당장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대해선 거리를 뒀다. 그는 이어 "지금은 금리가 낮아도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좋지 않아 별 문제가 안되지만,은행에 예금한 사람이 손해 보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1∼2년 뒤에는 자산거품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 총재는 특히 일본의 '제로(0%대) 금리'와 관련,"일본은 늙은 경제지만 한국 경제는 향후 20∼30년간은 젊음을 지켜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제로금리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금융시장에서도 자금이 안전자산(채권)에 몰리는 현상이 지나치지만 실물경기가 정상화되면 자금이 위험자산(주식) 쪽으로도 분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