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유럽연합(EU)과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키로 합의한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팀의 자국내 관련 시설물에 대한 자유로운 사찰을 거부,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은 12일 미국측이 핵무기 비밀실험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수도 테헤란 남동부 지역에 위치한 파르친 군사시설에 대한 IAEA 사찰팀의 "정탐" 행위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핵협상팀의 대변인인 호세인 무사비안은 "우리는 IAEA 사찰팀의 파르친 군사시설 사찰을 허용했으나 이 시설에 대한 어떠한 간첩행위나 정보 도둑질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IAEA 사찰팀이 시설물안으로 들어갈 필요는 없다"며 "그들은 (시설물)밖에서 기구를 이용해 샘플을 채취할 권한만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1주일 일정으로 이날 이란을 방문한 IAEA 사찰팀의 향후 활동이 크게제한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IAEA 사찰팀은 13일 파르친 군사시설로부터 환경 샘플 채취를 시작할 계획이다. 환경 샘플링(environmental sampling)은 핵실험 실행여부를 탐지하기 위해 해당 시설물 주변 토양 등을 채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미국측의 계속되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IAEA 사찰팀의 파르친 군사시설에 대한 환경 샘플링을 허용했음에도 시설물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 이란측의 이 같은 입장은 우라늄 농축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란측은 지난해말 유럽연합과 우라늄 농축활동을 동결하겠다고 합의하면서 동결기간은 유럽연합측과의 무역협상이 계속되는 동안으로 한정, 갈등의 불씨를 남겨놓았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의 핵협상 대표이자 이란 국가안보회의 위원장을 맡은 하산 로우하니는 12일 조만간 IAEA 감독아래 우라늄 농축활동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으며, 최근 이란을 방문한 일본 관리에게도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테헤란 AFP=연합뉴스) yct94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