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목사 납북 문제 및 중국 내 탈북자 인권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김문수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4명이 12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려 했으나 중국 정부가 이를 강제로 저지했다. 이날 오후 2시 베이징 시내 창청(長城)호텔에서 한나라당 김문수 최병국 배일도 박승환 의원 등이 내외신 기자를 상대로 회견을 시작하려는 순간,실내의 모든 등과 마이크가 꺼지면서 10여명의 중국 공안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정장 차림의 이들은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30여명의 외신 기자들을 포함,50여명의 기자들이 회견장에 들어서자 퇴장을 요구하며 기자들을 격렬하게 밀어냈다. 이들은 의원단 및 기자단의 거듭된 신분확인 요청을 묵살한 채 "(중국) 외교부의 사전허가를 받은 뒤 회견을 하라"고 압박하며 의원들까지 밖으로 끌어내려다 강력한 항의를 받고 중단했다. 이들은 "2분 내에 모두 밖으로 퇴장하라"고 경고한 뒤 회견장 안에 있던 내외신 기자들을 몰아냈다. 이와 관련,외교통상부는 반기문 장관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숙의했다. 이규형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지에 주중 한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필요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인들의 신분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중국 당국은 관례상 기자회견에 대해 사전허가제를 취하고 있는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회견을 강행하면서 사건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의원은 회견 시작 직전 주중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중국 외교부가 기자회견을 불허했다"는 중단 요청 전화를 받았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으로 외교관 여권을 가지고 왔는데 이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중국 정부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며,동시에 물리력을 동원해 기자회견장에 난입한 것에 대해 엄중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정종호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