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현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필요합니다.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자금을 모아 입학과 동시에 학비와 취업이 보장되고 재학생이 1백% 스카우트되는 전문 교육기관을 지원할 것입니다." 오명 과학기술부총리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경제 발전의 숨은 공로자는 이공계 출신 엔지니어들이며 이들이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동력"이라면서 "그동안 부처별 인력 양성계획을 한데 모아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공계 공직 진출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기술직 특채를 정례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중심사회가 되려면 과학기술인이 사회를 이끄는 시대로 변해야 한다고 취임 때 말했습니다. 잘 추진되고 있습니까. "국가 과제로 삼고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만 아직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부총리 부서로 격상돼 과학기술중심사회를 조기 실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시스템을 구축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부터 각종 소프트웨어를 보완해 과학기술 혁신이 경제를 이끄는 선진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한국의 이공계 출신 엔지니어들을 역사적으로 평가한다면. "지난 60년대에는 수입대체 공업화 전략을 토대로 한 1차 산업 위주의 경제구조를 제조업 위주로 발전시키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70년대에는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을 통해 자동차,기계,조선 등 기간산업을 일으켰습니다. 80~90년대 들어서도 기술개발 성과에 힘입어 제조업 전반뿐만 아니라 반도체 CDMA 등 정보기술 분야에도 국제 경쟁력을 제고했습니다. 이 같은 발전을 위해 과학기술자들이 앞장서왔습니다. 최근 들어 국내 과학기술자가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복제하고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다만 첨단기술 개발을 위한 창의적 과학기술 인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일반 기술인력도 산업현장의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 발효된 '이공계지원특별법'을 통해 종합대책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이공계 출신의 공직 진출 확대는 어떻게 추진됩니까. "이공계 출신 공무원들은 과학기술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산업과 과학기술 관련 업무 추진과정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공계 출신자의 공직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2003년도에 '이공계 전공자 공직 진출 확대방안'을 마련,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4급의 대부분을 행정 기술 복수 직위로 전환할 계획이며 또한 5급 기술직 신규 채용 때도 목표 비율인 30.1%를 달성하겠습니다. 지난해 실시한 기술직 일괄 특별채용시험을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특채 공무원의 민간경력 인정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겠습니다." -신산업 수요에 적합한 인력 수급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과학기술 인력 양성계획이 있습니까. "정부는 그동안 과학기술인력의 양적 기반을 확충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종합적인 계획 없이 분야별로 대책을 마련,추진해왔습니다. 부처간 중복으로 실효성이 떨어졌던 것입니다. 수요 지향적인 인적자원 개발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부처에 흩어져 있는 과학기술인력 양성정책을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종합 조정토록 하겠습니다. 올해엔 5년 단위 과학기술 인력 양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교육인적자원부 등과 협조해 과학기술인력 양성 공동 실무협의회도 구성 운영하겠습니다." -과학기술인 친화적 사회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인들이 입법 사법분야에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일부에서 지적하고 있습니다만. "17대 국회에서는 52명의 이공계 출신 의원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간사인 열린우리당 홍창선 의원은 '싸이엔텍 포럼'을 만들었으며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을 중심으로 한 '과학기술연구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과학문화재단은 서울대와 공동으로 '사이언스 포 리더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사회지도층을 대상으로 모두 9차례 강좌를 개최했습니다." -과학기술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영마인드를 지닌 테크노 엘리트를 키우기 위해 어떻게 할 계획입니까. "과학기술부는 우선 창의적 과학인재를 육성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올부터 탁월한 연구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특별연구원을 선발,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젊은 노벨상 후보군을 육성하겠습니다. 우수 여성이 과학기술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설치,2월 초에 개소할 계획입니다. 이공계 인력이 CTO,CEO,벤처기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국과학기술원 안에 기술경영대학원을 설립할 예정입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