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올해 투자금액을 작년(9조3천억원·GS 계열사 제외)보다 26%나 늘어난 11조7천억원으로 잡았다.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2005년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다수 기업들이 움츠러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LG는 또 국내외 시장에서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확대해 매출과 수출도 작년보다 각각 15%와 30% 증가한 94조원과 3백92억달러를 달성키로 했다. ◆R&D 투자 대폭 확대 LG는 올해 R&D부문에 작년(2조4천억원)보다 무려 42%나 증가한 3조4천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독자기술 개발력을 강화하고 제품을 고부가가치화하기 위해서다. 이는 "1등 LG를 달성하기 위해선 '사업모델 차별화'가 필요하며,그 원천은 R&D에 있다. 경영진이 R&D에 더욱 과감하게 투자하고 지원해 달라"는 구본무 회장의 신년사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LG는 전체 R&D 투자액 중 60% 이상인 2조1천7백억원을 △차세대 휴대폰 △디지털TV △PDP △LCD △시스템 에어컨 △정보전자소재 △고부가 유화제품 등 중점육성사업과 미래성장사업에 집중키로 했다. LG는 특히 신규 성장엔진 발굴을 위해 △홈 네트워크 △카 인포테인먼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클린 에너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고기능 필름 등을 개발하는 데 올해 4천6백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시설투자도 늘린다 LG는 시장 확대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고 첨단 고부가제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올해 시설투자액을 작년(6조9천억원)보다 20% 늘어난 8조3천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들 시설투자액은 대부분 LCD,PDP,차세대 휴대폰,2차전지,편광판 등 주력 승부사업 분야의 차세대 생산라인 구축 및 설비 확장 등에 쓰이게 된다. LG는 우선 내년 상반기 준공 목표로 건설 중인 LG필립스LCD의 경기도 파주 7세대 생산라인에 투자를 집중하는 동시에 경북 구미의 6세대 생산라인을 월 9만장으로 늘리는 작업도 차질없이 진행키로 했다. 또 LG전자의 구미 PDP 생산라인 증설 작업과 OLED 생산설비 확장도 계획대로 추진키로 했다. 화학부문에서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2차전지 편광판 등 정보전자 소재사업과 불임치료제 등 바이오 의약품 생산라인에 대한 설비투자를 진행한다. 통신·서비스부문에서는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방송이 결합된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PS)'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이동통신 부문의 무선 네트워크 강화 등에 모두 1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매출 94조원,수출 3백92억달러 달성 LG는 이같은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2005년에도 두자리 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매출은 작년(82조원)보다 15% 늘어난 94조원,수출은 지난해(3백2억달러)보다 30%나 증가한 3백92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것.다만 경상이익은 환율 유가 등의 변동성이 워낙 큰 점을 감안해 작년 수준인 4조3천억원으로 잡았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전자부문은 휴대폰과 디스플레이를 고성장의 축으로 삼고,가전사업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화학부문은 사업구조 변혁을 가속화하기 위해 △석유화학사업의 수직계열화 △산업재사업의 해외 비중 및 신사업 비중 확대 △정보전자소재사업의 가격경쟁력 강화 등을 중점 추진키로 했다. LG는 특히 내수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수출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70%대로 끌어올리는 등 고부가제품 판매를 늘리고,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 성장지역인 브릭스(BRICs)에서는 현재의 우위를 살려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키로 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