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기관투자가의 프로그램 매매 비중이 5년새 2.3배로 높아져 선물이 현물을 뒤흔드는 '왝 더 독(wag the dog)'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총 거래대금은 5백55조7천억원이었으며,이 가운데 기관의 프로그램 매매 비중은 8.6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0년(3.72%)의 2.3배,기관의 전체 매매 비중 15.88%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프로그램 매매란 투자 시점과 매수매도 주문 등 모든 거래과정을 컴퓨터로 자동 처리하는 것이다. 현물가격과 선물 또는 옵션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매매하는 차익거래와 일시에 15종목 이상을 거래하는 비차익거래로 구분된다. 프로그램 매매 비중은 2000년 3.72%에서 2001년 4.68%,2002년 5.32%,2003년 7.59% 등으로 급격히 높아지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작년 6월에는 프로그램 매매 비중이 10.1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욱 증권거래소 시장감시부 팀장은 "프로그램 매매는 현물과 선물간의 가격 차를 이용한 차익거래나 지수펀드 구성을 위한 거래이기 때문에 매수나 매도가 몰릴 경우 일시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현물과 선물 가격의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에 시장의 트렌드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