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글로벌 시대] "세계를 우리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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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글로벌화를 추진하나요?"
"그렇지 않고는 일류기업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글로벌화'가 국내 경영계의 테마로 떠오른 1990년대 얘기가 아니다.
'2005년 한국 내수 기업들'이 직면한 문답이다.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글로벌화'와 '수출'은 내수 기업들도 피할 수 없는 화두로 다가오고 있다.
식품 화장품 패션업체는 물론 프랜차이즈 유통업체들도 중국 동남아 등지로 활로를 뚫기 위해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세계 일류 기업은 세계화가 이루어진 기업으로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세계 시장의 한 구석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결코 세계 일류가 될 수 없다"
손경식 CJ 회장은 새해 시무식에서 글로벌화를 핵심전략으로 내세웠다.
CJ뿐 아니다.
태평양 신세계 농심 제너시스 SPC 등 해당 업종의 선두기업들은 하나같이 글로벌화를 주요 경영전략으로 채택했다.
마침 거대 중국시장도 문을 활짝 열어 반기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11일 할인점 편의점 약국 소매의 경우 지역및 지분제한을 철폐했다.
도서 신문 간행물 도매도 전면 개방했다.
프랜차이즈는 오는 2월부터 국내외기업이 동일한 대우를 받게된다.
WTO가입에 따라 문이 일정대로 속속 열리는 것이다.
중국진출에 적극적인 곳은 유통업계다.
약 7백조원에 달하는 '기회의 땅'을 잡기 위해 중국에는 현재 48개도시에 약 5백여 할인점이 진출해 있다.
상하이에만 70여 점포가 격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97년 1호점을 오픈한 신세계 이마트는 오는 3월 상하이 최대 할인점인 '인뚜점'(3호점)을 열고 월마트등 해외 할인점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간다.
이마트는 2007년까지 상하이에만 10개 점포를 열 계획이다.
롯데마트도 롯데그룹의 중국 진출에 대비해 장기 투자전략을 짜고 있다.
롯데는 롯데월드 같은 테마파크와 할인점 롯데마트를 중국 진출의 선봉부대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홈쇼핑 업계에선 CJ홈쇼핑이 지난해 4월 중국 상하이에서 홈쇼핑 케이블TV 채널인 '동방TV 경극 채널' 개국식을 갖고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LG홈쇼핑은 중국 BTV(베이징TV)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중국 진출을 준비중이다.
프랜차이즈업체들도 중국진출에 적극적이다.
베이커리업체 파리바게뜨는 7년간에 걸친 치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 1,2호점을 열었다.
파라바게뜨는 앞으로 가맹점을 모집해 2010년까지 점포수를 5백개로 늘릴 계획이다.
파리바게뜨 모회사 SPC그룹(옛 태인샤니그룹)은 베이징-칭다오-상하이-베트남-인도를 잇는 '글로벌 SPC존'을 만든다는 장기 비전을 마련했다.
치킨점 'BBQ'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기업 제너시스는 2003년 중국 상하이에 점포를 열었다.
제너시스는 작년에 스페인에 지사를 설립,유럽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매년 한나라 이상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간다는 포부다.
유통업계가 중국으로 집중 진출하는데 반해 화장품 패션업계는 진출 지역을 동남아시아로 좀 더 넓히고 있다.
이들은 한류(韓流)모델을 적극 활용,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초저가 화장품 '미샤' 브랜드의 에이블씨앤씨는 배우 원빈을,더페이스샵은 권상우를 내세워 홍콩 인도네시아등 동남아시아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태평양 '라네즈'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을 한류모델로 기용했고,패션업체 신원은 탤런트 김태희를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 '씨(SI)'의 새 얼굴로 기용,스타 마케팅에 나섰다.
중국시장은 이제 제3국 수출을 위한 해외수출 전진기지가 아니다.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의 중국 현지 판매 비중은 이미 40%를 넘었다.
중국 내수시장은 앞으로 20년 동안 연평균 7% 성장할 전망이다.
물론 중국시장을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된다.
세계적인 품질과 디자인은 물론 가격경쟁력까지 요구될 정도로 공략하기 어렵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 구축,다양한 마케팅 구사 △중국내 기업과 차별화 △현지지향 연구개발 △중국기업화 △진출지역 다변화 등을 중국시장 공략의 포인트로 조언한다.
김용준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열린 한·중 유통물류민간협력 추진협의회에서 "국내 기업은 월마트 까르푸 DHL 등 다국적 기업들의 전략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유통기업은 광저우 중심의 주강 삼각주를 공략하되 기존 업태 보다는 서비스 프랜차이즈 형태나 온라인 중심의 TV홈쇼핑 진출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