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德仁) 일본 황태자 부처가 올 가을이후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이 1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ㆍ일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는 올해 양국 우호증진을 위해 황태자 부처의 방한을 검토중이며 한국 정부와도 비공식 조정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전했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천황과 황태자의 방한이 양국 관계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아래 '한ㆍ일 우정의 해'인 올해 계획중인 다양한 행사 중 하나로 황태자의방한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천황도 한국 방문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본정부 안에서는 천황의 방한은 시기상조이며 먼저 황태자 부처가 방한, 천황의 방문여건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전했다. 방한하게 되면 황태자 부처는 일제에 의한 식민지지배를 사과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사과발언의 수위는 일본 천황이 중ㆍ일 국교정상화 20주년인 1992년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했던 표현을 축으로 조정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일본 천황은 "우리나라가 중국 국민에게 다대한 고난을 주었던 불행한 한시기가 있었다. 이는 나에게 큰 슬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황족이 한국을 공식 방문한 것은 지난 2002년 한ㆍ일 공동 월드컵의 개회식에 고(故) 다카마도노미야(高円宮ㆍ천황의 사촌) 부부가 참석한 것이 전후 최초였다. 당시에도 천황이나 황태자의 방문이 검토됐었으나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보류됐었다. 신문은 최근 일본 내 '한류' 붐에 더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에대해 일본측의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주문하는 등 크게 외교쟁점화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황태자 부처의 방한이 부상했다면서 양국 정부는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황태자 부처의 방한을 성공시켜 오랜 과제였던 천황의 한국방문으로 연결하려는 구상이며 한국 정부도 천황과 황태자의 방한에 대해 "일본 정부가 결단하면 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신문은 올해가 한국인에게는 '해방 60년'의 의미가 있는 해인데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를 계속 참배하고 있고, '역사교과서' 검정시 한국의 '반일감정'이 고조될 우려가있는 등 한국 내 여론의 향방이 황태자 부처 방한 성사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