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정상화 발판 마련 .. 증자협상 마침내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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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여 동안 진통을 거듭해온 증자협상이 타결돼 LG카드가 마침내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LG카드 증자문제가 이처럼 극적으로 해결된 것은 구본무 LG회장 등 개인대주주의 결단이 결정적이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구 회장이 LG카드도 살리고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막판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 회장의 결단
채권단과 LG그룹의 협상은 지난달 30일 밤까지도 지지부진해 급기야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가 구본무 LG그룹 회장에게 '담판을 짓자'고 제안하는 막판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구 회장이 전격적으로 "개인 대주주가 가진 채권을 출자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협상이 급진전됐다고 금융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증자결정에 따라 LG카드 채권 6천50억원어치를 들고 있는 LG계열사들은 1천2백68억원어치를 출자전환할 전망이다.
이 중 3천억원어치의 LG카드 채권을 보유한 ㈜LG와 GS홀딩스는 '지주회사는 금융회사의 주식을 가질 수 없다'는 관련 규정에 따라 보유 채권을 기관 등 투자자들에게 매도하고,채권을 사들인 투자자가 지주회사 분담 몫(6백73억원)만큼 추가 출자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당초 제시안보다 2배가량 많은 5천억원을 출자전환키로 한 것은 국민경제를 생각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LG 계열사들의 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인 대주주들이 추가 부담을 모두 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LG카드의 정상화 가속
LG카드는 증자 후 자기자본비율이 현재 마이너스에서 8% 수준으로 높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된다.
자본잠식률도 현재의 전액 잠식에서 50% 미만으로 떨어져 증시 상장 폐지를 모면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출자전환과 조달금리 하락 등에 힘입어 연간 1천억원 이상의 이자부담을 덜 수 있다.
이에 따라 LG카드는 2005년에는 연간 2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LG카드는 지난해 9월부터 월별 흑자로 돌아선 상태다.
양성호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상채권의 1개월 이상 연체비율이 연초 15.1%에서 지난해 11월 말 7.1%로 급감하고 있다"면서 "증자에 이어 수수료 인상과 판매 관리비 절감 노력이 더해진다면 올해 LG카드는 완전 회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각작업 청신호
LG카드 마케팅 능력과 회원규모(지난해 11월 말 현재 5백37만명)는 국내·외 금융회사들에 매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이날 "씨티그룹 등 외국계와 하나은행 농협뿐 아니라 우리금융도 LG카드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LG카드 박해춘 사장도 "2005년 중에는 매각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카드는 이사회에서 일반공모 방식으로 보통주 2억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의했다.
청약일은 1월25일이며 신주 발행가액은 시가 대비 할인율 30%를 적용해 1만1천1백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또 증자 후 3월7일을 기준일로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도 실시키로 했다.
LG카드는 "실제 감자비율은 증자 발행가 및 청약결과에 따라 4∼5 대 1의 범위에서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모·오상헌·송종현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