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26일 진앙지인 인도네시아를 비롯 태국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남부아시아 일대를 강타한 지진으로 지구촌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사망ㆍ실종자가 1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지진은 최악의 해일을 동반,피해 규모가 훨씬 커졌다. 또 크리스마스 휴가를 즐기던 외국인 관광객들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다. 후속 지진에 대한 공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인도네시아 강진으로 동남아와 인도양의 주요 해변 휴양지가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태국의 경우 푸켓을 비롯 피피섬 등이 큰 해일 피해를 입었다. 갑자기 닥친 엄청난 파도에 휩쓸려 나간 관광객 중 실종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인명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피피섬의 한 주민은 "해변에 시신 10여구가 밀려온 것을 보았다"면서 "해일이 너무나 일순간에 닥쳐 이곳에서만 수백명이 숨졌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신혼여행지로 인기 높은 몰디브도 심각한 해일 피해를 입었다. 국토의 평균 높이가 해수면으로부터 1m 정도에 불과한 몰디브는 이번 지진 여파로 1.3m 높이의 해일이 연쇄적으로 휩쓸면서 수도 말레의 3분의 2가 피해를 입었다고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있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지역의 인도양과 면해있는 서부 해안의 해저 40km 지점으로 오전 8시(한국시간 오전 10시)께 시작됐다. 먼저 진앙지에서 가까운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주 북서부의 록수마웨와 반다아체를 강타한 지진은 도로를 1m나 너울지게 할 정도로 파동을 일으키며 수십채의 건물을 붕괴시켰다. 이어 바다에서 발생한 해일이 서부해안 도시를 휩쓸자 가옥과 도로가 물에 잠겼다. 지진은 진앙지에서 동쪽으로 9백50km 떨어진 싱가포르와 인근 말레이시아 9개주에도 전해졌다. 또 태국 남부의 관광지 푸켓에서도 해일이 밀어닥치면서 피해가 커졌다. 진앙지 서쪽의 스리랑카는 현재까지 가장 많은 3천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곳이며,인도도 벵갈주 서부 등지에서 2천명 가까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컸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아체 지역을 강타한 강진의 진도 측정치를 당초 8.5에서 8.9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지질 조사국은 이번 아체 지진의 위력이 1900년 이래 전 세계에서 발생한 지진 중 다섯 번째로 강력하며,지난 64년 알래스카 지진 이래 가장 위력이 컸다고 말했다. 지질조사국측은 이번 지진은 환태평양 지진대 상의 1천km에 걸친 안다만 단층선에 균열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이처럼 광대한 범위에 걸쳐 균열이 생기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라고 덧붙였다. USGS는 특히 단층선의 크기로 볼 때 앞으로 후속 지진 발생 지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견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강진과 이에 따른 해일로 태국 스리랑카 인도 등지에서 피해가 잇따른 것과는 달리 같은 지역에 속한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에서는 별다른 피해 보도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1개월 전 열대성 태풍으로 엄청난 피해를 당한 필리핀의 경우 이번 지진 피해권에서 벗어난 것에 대해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 마닐라 등 주요 도시에서는 크리스마스와 신정 휴가 시즌에 들어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쇼핑을 하는 등 비교적 평온한 일요일을 즐기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역시 태풍의 피해를 당한 베트남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