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은 높지만 그만큼 투자 위험이 큰 헤지펀드가 주류 금융 상품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CBS 마켓워치가 23일 분석했다. CBS 마켓워치는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해온 연기금을 비롯해 개인들까지 브로커를 통해 헤지펀드에 속속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올들어 첫 9개월간에만 1천70억달러가 흘러 들어와 5천여 헤지펀드가 운용하는 자금이 근 9천억달러로 불어났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이처럼 헤지펀드로 자금이 몰려들면서 과거와 같은 고수익성이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제 분석 자료들도 헤지펀드 수익률이 올들어 전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CBS 마켓워치는강조했다. 헤지펀드의 `흥청망청 파티'가 끝난게 아니냐는 것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만든 헤지펀드 매니저 관련지수를 추적하는 라이덱스 시닉스 펀드의 제프 조지프 사장은 CBS 마켓워치에 "지난 2000년 3월 증시가가라앉기 시작하면서 헤지펀드에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면서예전에는 통상적으로 100만달러는 돼야 헤지펀드 투자가 가능했으나 지금은 25만달러 정도로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만큼 헤지펀드가 `대중화' 됐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만 그룹은 이런 추세를 감안해 미국의 경우 연간소득이 10만-50만달러인 개인을 대상으로 투자 그룹을 형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CBS 마켓워치는 소개했다. 만 그룹은 고객 유치를 위해 2만5천달러 이상이면투자가 가능하도록 하고 증권회사 찰스 슈왑과 공동 마케팅에 나섰다. 그러나 이처럼 헤지펀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과거와 같은 고수익이 이어질지에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고 CBS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이런 우려는 관련 지수의 추세로도 뒷받침된다. 즉 CSFB/트렌트 헤지펀드 지수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의 헤지펀드 평균 수익률이 7.9%로 지난해의 15%에 크게 못미친다는 것이다. 이 지수는 모두 3천억달러의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 근4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해 나오는 것이다. 지난 5년 사이 올해까지 4년이 헤지펀드 수익률이 평균 10%를 넘지못하는 최악의 실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995-2000년 사이 4년의수익률이 평균 20%를 초과했던데 비하면 금석지감을 털칠 수 없다. 이런 와중에 그래도 큰 헤지펀드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낫다는 지적이 나온다. 왜냐하면 헤지펀드 매니저 수수료가 2% 가량인 것이 업계의 관행이며 수익에 따른 성과급 비율도 최고 20%나 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헤지펀드는 버티기 힘들다는것이다. 자산관리 자문회사인 소우 밀 매니지먼트 앤드 리서치의 케빈 미라빌 회장은 CBS 마켓워치에 "현재 운용되고 있는 헤지펀드의 3분의 1 가량이 기대만큼 수익을 낼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있지 못하다"면서 따라서 "내년에 당장 몇몇 군소 헤지펀드가 시장에서 밀려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규제 여건을 강화한 것도 헤지펀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운용 자금이 2천500만달러를 넘고 투자자가 14명 이상일 경우 회계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독립적인 감사요원을 두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헤지펀드 운용 경비가 연간 22만5천-50만달러가 더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형 헤지펀드가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여건 악화 때문에 헤지펀드 규모가 100억달러는 돼야 수지타산을 맞출수 있다는 `엄살'도 나온다고 CBS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이같은 헤지펀드 대중화는 월가의 대형 금융사들로 하여금 전례없이 이쪽에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상황도 초래하고 있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일명 캘퍼스)이 올들어 헤지펀드투자를 두배로 늘리는 등 연기금들의 진입이 속속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2위 투자은행인 JP 모건은 지난 9월 뉴욕 소재 헤지펀드 운용사인 하이브리지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인수했다. 알려진 헤지펀드 규모는 10억달러를 조금 넘는다는 것으로 예전 같으면 JP 모건이 거들떠도 보지 않을 `소규모'라는 것이다. 월가 대형 금융사들의 이같은 헤지펀드 관심에 기존 헤지펀드 업계도 긴장하며`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CBS 마켓워치는 전했다. 한 예로 만 그룹이 올초 24억달러 규모의 채권전문 헤지펀드사인 블루크레스트캐피털 지분의 4분의 1 가량을 1억500만달러 규모의 현금과 주식교환 조건으로 인수했음을 상기시켰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에서 수익 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헤지펀드가내년에는 더 각광받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