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펀드 판매액이 급증하면서 증시 수급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적립식펀드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매달 2천억원씩 신규 주식매수 수요가 발생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로 인해 올 한해동안 1조원 이상의 개인자금이 증시에 유입된데 이어,2005년에는 최소한 2조원 이상의 자금이 추가로 들어올 것으로 추산된다. 적립식펀드는 세계 정보기술(IT)경기 둔화와 내수경기등으로 상승모멘텀을 상실한 국내증시를 지지하는 '원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적립식펀드의 60%는 주식형 2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적립식펀드 판매잔액은 지난 11월 말 현재 1조6천9백51억원에 달했다. 이달 들어 적립액 증가분과 통계에 잡히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 등의 판매분을 감안하면 적립식펀드 판매잔액은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적립식펀드는 유형별로 '주식형''채권형' 그리고 주식과 채권에 모두 투자하는 '혼합형'으로 구분되며 최근 들어 주식형이 크게 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에 따르면 금액 기준으로 주식형 비중은 60% 정도다. 이철성 미래에셋투신 이사는 "적립식펀드 가입 고객은 시중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젊은 고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주식형 가입자가 60%로 가장 많고 채권형은 30%,혼합형은 10%"라고 전했다. 이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적립식펀드 판매액 중 1조원 이상이 증시로 유입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이사는 "올들어 연기금 등 기관은 주식형펀드에서 돈을 대거 환매했지만 개인은 주식형펀드 가입 규모를 1조원 이상 늘렸다"고 분석했다. ◆매년 2조원 이상 증시 유입 가능 적립식펀드의 특징은 매달 일정액의 자금이 꼬박꼬박 들어오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펀드 규모가 커진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주식형 적립식펀드 잔액은 2005년 1조7천2백억원,2006년에는 3조3천2백억원,2007년에는 5조4천8백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05년 9천억원,2006년 1조6천억원,2007년에는 2조1천5백억원이 주식시장으로 신규 유입된다는 얘기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현 가입자 수 등을 감안할 때 적립식펀드 규모는 이보다 더 팽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적립식펀드 계좌 수는 주식형이 70만개,채권형이 10만개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주식형의 경우 매달 평균 납입금액을 30만원으로 쳐도 한 달이면 2천1백억원,1년이면 2조5천억원에 이르는 신규 자금이 유입된다는 얘기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적립식펀드 자금은 매달 소액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증시의 반등을 이끄는 수급 주체가 되기에는 역부족인 측면도 있다"며 "그러나 증시의 하방경직성을 강화시키면서 종합주가지수의 저점을 꾸준히 높여줄 수는 있다"고 진단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