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아이티에서 헌신적인 의료활동을 펼쳐 `현대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미국 의사 폴 파머 박사의 이야기를 다룬 `작은 변화를 위한 아름다운 선택'(박재영ㆍ김하연 옮김)이 번역, 출간됐다.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작가인 트레이시 키더가 쓴 이 책은 저자가 1인칭 시점에서 파머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다. 저자는 파머 만큼 희생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양심의가책과 시기심, 열등감 등을 솔직하게 토로하며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저자는 파머와 함께 다니며 곁에서 지켜본 그의 모습을 온전히 그려낸다. 폴 파머는 1959년 제조공업이 밀집해 있는 미국 노스 애덤스 시에서 빈곤한 가정의 3남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어릴 적부터 명석한 두뇌와 열정은 남달랐다. 듀크 대학에 진학하면서 중남미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때 해방신학을 접하게 된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로 아이티인들을 만나게 된 그는 직접 아이티의현실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삶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하버드 의대에 들어간 뒤에도그는 아이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이티의 작은 마을 캉주에 `장미 라장테'(크리올어로 `보건을 위한 파트너들'이란 뜻)라는 병원을 설립, 삶의 터전을 잃은 가난한 사람들을 정성껏 치료했다. 모든 아이티 어린이들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했으며, 이 지역의 영양실조와 영아사망 발생률을 줄였다. 글을 읽고 쓸 수 있도록 여성들을 교육하고 에이즈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특히 결핵 퇴치에 힘을 쏟았다.짐 킴(한국계 미국인으로 의대 동기), 오필리아달(한 때의 연인이자 동료), 톰 와이트(자선사업가)와 손을 잡고 PIH(Partners In Health)라는 비정부기구(NGO)를 설립해 아이티의 빈민과 죄수들의 결핵발병률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했다. 책에는 폴 파머의 아이티 의료활동과 유년시절, PIH활동상황, 철학 등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488쪽. 1만2천원.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