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개전 이후 처음으로 다수의 미국인들이 이라크전을 `실수'로 간주하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대다수 미국인은 또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이라크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WP와 A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이라크전으로 얻는 것에 비해 인명피해가 너무 크다'와 `피해를 감안할 때 싸울 가치가 없다'는 응답자 비율이 각각 70%와 56%에 달했다. 이라크전 무용론을 편 응답자 비율은 지난 여름 조사때보다 8%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이라크전 개전 이후 처음으로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미국인이 절반을 넘어선 것을 의미한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인기가 급등했던 럼즈펠드 장관의 직무 능력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 비율은 35%에 불과한 가운데 52%는 럼즈펠드가 장관직을 떠나야 한다고 응답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수행 방식에는 57%가 동조하지 않았으나 그의 대(對) 테러 대처 능력을 신뢰하는 응답자 비율은 53%에 달했다. 2기 부시 행정부 출범을 4주여 앞두고 나온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이라크전 승리를 토대로 재선에 성공한 부시 대통령이 오히려 안보 문제로 국민 신임을 잃는 `역설적 상황'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에 참여한 58%는 `지속적 인명피해에도 불구, 이라크 민주질서가 회복될때 까지 미군이 주둔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이라크 민주주의 재건 사업이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부시 대통령 주장에 동조한 비율도 48%로 반대비율 44%를 웃돌았다. 내년 1월 30일로 예정된 이라크 총선과 관련해서는 54%가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가 치러지지 못할 것으로 응답한 가운데 60%가 총선이 예정대로 실시돼야 한다고 대답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