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냐 골프냐'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42위까지 올랐던 스콧 드래퍼(30)가 2005년을 앞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드래퍼는 17일 호주 멜번에서 끝난 호주프로골프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4라운드 합계 1오버파 289타로 12위를 차지했다. 내년 2부투어 전경기 출전권을 확보하고 세계 6대 프로골프투어 가운데 하나인 호주프로골프투어 대회에도 간간히 나갈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이다. 웬만한 골프 선수라면 기쁨에 겨워 환호성을 올려야 할 상황이지만 드래퍼에게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드래퍼의 꿈은 일단 내년 2월3일 열리는 호주프로골프 겸 유럽프로골프투어 대회인 하이네켄클래식에 스폰서 초청을 받아 참가하고 싶고, 앞으로 아시아프로골프투어 무대로도 진출하는 것. 그러나 하이네켄클래식에 앞서 내년 1월17일부터 열리는 테니스 그랜드슬램대회인 인 호주오픈을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 테니스를 치면서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려온 드래퍼는 "테니스를 여전히 사랑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는 좌절감을 많이 느낀다"면서 "골프와 테니스를 얼마나 같이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둘 중 하나를 포기한다면 테니스가 될 것"이라고말해 골프선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심정을 내비쳤다. 드래퍼는 올해는 테니스 투어 대회에 거의 출전하지 않았지만 지난 93년 프로테니스 무대에 발을 디딘 후 99년 5월에는 ATP랭킹이 42위까지 오르는가 하면 투어대회 1차례 우승 경력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